[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억만장자 워렌 버핏의 후회가 월가에 화제를 모았다.
이번 주말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상거래의 상징격인 아마존에 베팅했을 뿐 아니라 주식을 좀 더 일찍 매입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털어 놓은 것.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가 지난 2000년 전후 닷컴 버블 당시에도 IT 종목을 쳐다 보지도 않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월가의 시선을 끌었다.
3일(현지시각) 버핏은 미국 투자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버크셔가 아마존 주식을 사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매입 규모에 대해 말을 아낀 채 이달 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보고서를 통해 지분 매입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아마존 주가는 장중 2% 선에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월가는 버크셔의 아마존 투자가 앞서 애플 주식 매입에 이어 또 한 차례 ‘서프라이즈’라는 반응이다.
버핏은 “오래 전부터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의 팬이었다”며 “아마존에 좀 더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은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공공연하게 베조스가 이뤄낸 아마존 신화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꿈에서나 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일을 아마존이 실제로 이뤄냈다는 것.
버핏은 지난 2017년 이후 수 차례에 걸쳐 아마존의 잠재력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언급했지만 주식 매입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아마존 주식 매입 소식이 월가에 화제를 모으자 그는 자신의 투자 성향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는 비즈니스에만 투자하며, 주식이 아니라 기업을 매입하라는 증시 격언을 남긴 그는 경기 사이클에 대한 방어력을 지닌 종목이 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때 매입하는 가치 투자 전략을 수 십 년간 고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버크셔의 애플 매입 사실이 확인됐을 때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대표적인 성장주였던 애플이 소비재 종목으로 바뀌는 상황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버핏이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부문에서 아마존의 지배력을 높이 평가한 것은 애플에 대한 베팅과 또 다른 차원의 이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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