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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치의의 스포츠 이야기] 금쪽같은 손흥민, 2002년 지단을 반면교사 삼아라

기사등록 : 2019-05-0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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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예고한 경기가 있었다. 월드컵 직전 열린 프랑스와의 평가전!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었고, 2001년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한국은 프랑스에 0대5로 대패한 경험이 있었다.

히딩크 감독에게 오대영이라는 별명이 붙게 만들었던 경기다. 그 프랑스와 마지막 평가전을 가졌으니 지금 생각해도 히동구 감독의 배짱은 대단했다. 1년 전, 주눅들어 다리가 후들거리던 그 팀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팀이 되어 있었다. 한국은 프랑스에 2대3으로 패했지만 거의 대등하게 부딪혀 싸웠다.

지네딘 지단은 최근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다시 복귀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2002년 주치의로서 당시 생각나는 건 프랑스 지네딘 지단의 부상이다. 그 때 지단은 레알마드리드 소속으로 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월드컵에서 뛰어야 했다. 그리고 결국 김남일과 부딪히며 부상을 당했다.

김남일의 거친 플레이 때문에 부상을 당했다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다쳤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바싹 따라붙는 집요한 김남일의 수비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도 부상의 징조였다고 할 것이다. 수비수가 자신의 타깃맨이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만들었다면 그건 김남일이 잘 한 것이지 자신의 월급에서 지단 치료비를 까라고 미안해 할 이유는 없는 일이었다.

지단이 쓰러지면서 프랑스도 몰락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선수가 짜증을 낸다면 이는 위험신호인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4일 본머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그의 EPL 첫 퇴장이자 프로통산 2번째 퇴장이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갑자기 지단 이야기를 꺼낸 건 손흥민 때문이다. 금쪽같은 손흥민의 이번 시즌 일정이 2001~2002 시즌의 지단만큼이나 혹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흥민은 2018년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까지 뛰었다.

시즌 후반부는 특히 컨디션 관리에 힘써야 할 때다. 체력은 고갈됐고, 한 경기 한 경기의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경기장 내에서든 밖에서든 자기 관리가 매우 뛰어난 선수였던 손흥민이 짜증을 내다 퇴장 당했다면 이건 심각한 징조로 봐야한다. 기본부터 지키는 컨디션 관리로 손흥민이 멈추지 않고 무한 질주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하남 유나이티드 김현철 병원장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선발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제1호 상임 주치의 김현철 원장.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동행했다. 지금은 하남 유나이티드병원을 ‘아시아 스포츠 재활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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