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설치된 국민청원 역사상 처음으로 180만건의 지지를 넘었다. 청원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이후 16일 만이다.
한국당 해산 청원은 7일 오전 9시 현재 180만234명의 지지를 얻었다. 국회가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관련법 등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된 물리적 충돌을 벌인 직후에는 하루 30만건의 지지를 얻었지만, 점차 동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180만 지지를 넘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
한국당 해산 청원은 마감이 오는 22일로 보름 정도 남았다. 청원 후반부로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는 특성상 관심을 끌었던 200만 돌파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당 해산 청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만들어진 청와대 청원이 국민의 참여를 통해 다시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케 했다.
단기간에 100만건이 넘는 제1야당 해산 청원에 대해 정치권은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여당이 지지층을 동원했다는 루머, 여론조작설부터 북한 개입설까지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은 향후 180만건의 민심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한편 정치권의 갈등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오히려 증폭되는 우려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자유한국당 청원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도 7일 오전 8시 30분 현재 31만452명으로 역시 20만명을 넘는 지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 해산 청원이 맞불 형태로 올라왔고, 지지층 간 갈등이 심화되는 원인이 됐다. 정치권이 해산 청원을 서로를 향한 공격 수단으로 쓰면서 갈등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재 청와대 최다 순위 1,2위가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과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으로 기록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비교정치학 교수는 "국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창구로서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청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토론과 협의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청와대 청원이 쓰인다는 점에서 장점보다 우려스러운 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나와 다른 생각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방향을 강화시키면 안된다"며 "갈등을 증폭하기보다는 향후 토론과 협의를 통해 하나의 균형 있는 생각을 이뤄나가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와대 청원은 국민들이 정치권에 보내는 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토론과 합의보다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국민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