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동료 의원들 대신 직접 삭발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비장한 자세로 삭발식을 진행했지만, 오히려 일반 국민들은 '청원 놀이'에 흠뻑 빠진 모양새다.
일각에선 '한국당 해산', '민주당 해산' 청원에 이어 '나경원 삭발' 청원에도 지지자들이 몰리며 세(勢) 과시를 즐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한국당 소속 5명의 전현직 의원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거행한 후 SNS에서는 '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삭발하지 않느냐'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당초 11명이 삭발할 것이라고 한국당이 발표했는데 5명만 삭발을 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급기야는 청와대 게시판에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자는 "구국충정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라며 "이번에 삭발만 해주신다면 전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 4월 15일에 무조건 나경원 대표님의 자민당을 지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청원글에는 3일 오전 10시 기준 2만6000명 이상의 동의가 몰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조롱성 청원이지만 한국당 지도부가 솔선수범 나서지 않아 국민적 지지를 폭넓게 얻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 1월에도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을 벌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나 원내대표의 페이스북에도 "이름값하시는 정치인은 다 빠졌네요", "진정성 있어 보이려면 남녀 의원 모두 삭발하고 의원직 사퇴하면 국민들 공감한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한편 여야 4당은 한국당이 삭발 등 기행을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 협상에 임할 것을 주장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기행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머리카락만 없애는 삭발이 아니라 머릿속의 나쁜 생각부터 삭제해라"라고 일침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2차 규탄대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19.04.27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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