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명박(78) 전 대통령 기소의 ‘1등 공신’으로 불리는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이 전 대통령의 법정대면이 수 차례 불발된 가운데, 김 전 기획관이 8일 재판에 출석할 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을 열고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건강을 이유로 여러 차례 불출석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25일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을 증인신문 기일로 재차 지정하고, 출석하지 않을 시 구인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건강 때문에 법정에 출석하지 못한다면 병원이나 주거지에서도 증인신문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우) [사진=뉴스핌DB] |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집사’라고 불리며 오랜 인연을 이어왔던 인물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인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나 삼성그룹에게 다스(DAS) 미국 소송비를 받는 과정 등에 깊숙이 개입했다. 김 전 기획관은 수사 초기부터 모든 혐의를 시인하며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에 적극 협조해왔고, MB 기소 1등공신으로 여겨진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부터 고령인 김 전 기획관의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들어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아왔다. 특히 항소심 단계에서는 ‘핵심 증인’으로 분류하며 증인신문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초 경남 거제도 지인집에서 머물며 요양 중이었던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말 서울로 올라와 예정돼 있던 자신의 재판과 이 전 대통령 재판의 증인 출석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입원하면서 모두 무산됐다.
김 전 기획관의 아들 김모 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김 전 기획관의 재판에 출석해 “구속수감으로 인해 심신이 많이 쇠약해진 상태”라며 “심리적 압박 등으로 어지러움이 심해져 어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향후 다시 증인으로 소환되면 출석하실 의향이 있으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출석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김 전 기획관을 증인신문하고, 10일에는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변호사)를 마지막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 뒤 모든 심리를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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