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조동철 금융통화위원이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협업을 강조했다. 사실상 완화적인 통화정책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8일 조 위원은 한국은행 본관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주제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인플레이션 둔화기조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조동철 금통위원이 한국은행 본관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조 위원은 "10년물 국채금리가 2000년 이후 4~5%포인트(p) 가량 하락했는데, 이 중 절반 정도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투자의 명목수익률을 더욱 빠르게 하락시키는 추가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0%와 장기금리 수준 사이에서 운용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와 같이 장기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할 경우 금리정책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은 2012년 이후 7년 연속 목표수준을 하회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조 위원은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무려 7~9년간 지속적으로 목표수준을 하회한 만큼, 2012년 이전과 같은 '인플레이션 타게팅' 방식으로 통화정책이 운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타게팅이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크게 벗어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통화정책을 조정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는 것을 뜻한다.
조 위원은 "지난 2011년 통화정책 목적조항에 '금융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금리격차,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같은 금융시장을 강조하다 보면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대칭적으로 운용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볼 때 2012년 이후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타게팅이 요구하는 통화정책에 비해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장기금리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통화당국은 하락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에서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함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둔화가 지속되는 한, 우리나라 자연금리 하락 추세가 반전하기는 어렵다고 조 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대기업 과다부채, 급격한 자본유출 등 우려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며 "물가안정 측면에서 통화당국과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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