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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부축 받으며 中 왕치산 만난 문희상 "한·중 가교 놨다"

기사등록 : 2019-05-0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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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중국 공식방문 일정 종료
한반도·한중관계·미세먼지 논의
컨디션 난조 속에도 빡빡한 강행군

[베이징=뉴스핌] 이지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사흘간의 중국 순방을 마치고 8일 오후 6시 30분 귀국했다.

문 의장은 이번 방중에서 한·중 외교·경제·환경문제에 대한 양국간 협력 관계의 회복과 더불어, 한반도 정세에 있어 중국의 가교역할을 역설했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 길에 중국의 설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국회의장의 중국 공식 방문은 지난 2014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방중 이후 5년 만에 성사됐다. 그간 사드 문제 등을 시작으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의회 외교도 멈췄던 것. 문 의장이 심장질환 시술을 마치고 지난 2일 퇴원, 다시 나흘만에 무리하게 중국 순방길에 오른 것도 한·중 관계의 빠른 회복이 절실한 시점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방중 일정에 대해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고 성과가 컸다"며 "한중관계 발전에 도움이 됐으리라고 본다"고 소회를 밝혔다.

◆ 中 핵심인사들 만나 한반도·한중관계·미세먼지 논의

문희상 국회의장이 7일 중국 인민대회당을 찾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면담했다. 2019.05.07 [사진=국회 대변인실 제공]

문 의장은 지난 7일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제가 수술도 받고 병중인데도 방중을 무리하게나마 했던 이유는 우선 한중 의회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이고 한반도 평화문제의 엄중함 속에서 꼭 찾아뵙고 드려야 할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추후 북미간 협상과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의장은 리 위원장에게 "하노이 북미회담에서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지만 양측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앞으로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리 위원장도 "최근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양국 사이에 일부 강경대응 기조가 있지만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의 큰 방향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화답했다. 리 위원장은 이어 "한반도 문제는 각측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근본적으로 안보문제여서 신뢰구축 등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발사체 시험에도 불구, 일시적인 교착상태일 뿐 대화를 통한 북미 협상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문 의장과 리 위원장의 공통적인 판단이다.

문 의장은 한중 양국의 관계 회복 역시 면담 주요 의제로 꺼내들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8일 오전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의 면담 자리에서 "그간 약간의 애로가 있었지만 2017년 11월 문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복원돼왔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이른 시일 내에 방한하면 양국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다"고 언급, 사실상 시 주석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문 의장은 더불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분야의 2차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고, 한중 경제협력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밝했다.

이에 왕 부주석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방중 이후 양국관계 발전 방향을 알려줬고, 현재는 이 방향에 따라 각 분야 협력이 이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외교적으로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고 다자주의 무역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문 의장은 이번 방중에서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간 협력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 "중요한 이슈들 다 짚었다"…쉴틈 없었던 사흘간의 중국 순방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7일 베이징대학교에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한 한중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했다. 2019.05.07 [사진=국회 대변인실 제공]

문 의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중요한 이슈들을 짚을 것은 다 짚었다"면서 "리잔수와 양제츠, 왕치산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고, 북미·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도록 중국에 협조했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더불어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대한 양국의 협력, 과학기술교류 협력에도 많은 공감대를 이루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문 의장의 건강은 악화됐다.

중국 전인대 초청을 받아 성사된 문 의장의 이번 방중은 당초 5일 간의 일정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을 사흘로 축소했다.

그나마도 주요 인사와의 면담일정 중간 대중 공공외교활동의 일환으로 중국 싱크탱크 초청 조찬간담회, 중국 국가화원과의 문화교류행사 등에 참석하면서 쉴 틈 없이 일정이 이어졌다.

결국 왕치산 부주석과의 면담이 예정됐던 8일 오전, 중난하이를 방문한 문 의장은 왕 부주석과의 면담 장소에 들어서면서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넘어져 부축을 받고 일어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오전 조찬간담회부터 문 의장은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왕동밍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의 오찬장소로 이동하면서도 3분 가량 거리를 걷던 문 의장은 잠시 앉아 쉬어가는 등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건강문제 때문에 당초보다 일정을 축소해 3일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건강상태가 안좋아진 것 같다"면서 "오늘 아침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의회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문 의장은 중국 순방을 시작으로 5월 말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300인의 국회의원을 전 세계로 보내 외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의회외교포럼이 본격 가동되기에 앞서 문 의장이 솔선수범해 의회 정상외교에 힘을 보탠다는 의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7일 중국 인민대회당을 찾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면담했다. 2019.05.07 [사진=국회 대변인실 제공]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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