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한국 원화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도 포지션(순숏포지션)이 3년여 만에 최대치로 급증했다. 경제 부진과 북핵 리스크가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주 간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원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이 2016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뒤엎고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기록을 보였고 4월 수출도 감소한 영향이다.
또한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지난 4일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북핵 리스크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다시금 고조되고 아시아 제조업 부문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며,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심리는 대체로 악화됐다.
특히 중국 위안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주 전 서베이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위안화에 대한 매수 포지션(순롱포지션)이 소폭 증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관세 위협을 가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오는 금요일(10일)부터 현행 10%에서 25%로 높일 것이며, 그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325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달러에 대한 매도 포지션도 2월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술 관련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만 경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수요 둔화에 역풍을 맞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도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태국 바트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도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로이터는 9개 아시아 신흥국 통화(중국 위안, 한국 원, 싱가포르달러, 인도 루피, 대만달러,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태국 바트)에 대한 전문가들의 현재 시장 포지션을 조사해 발표한다.
순롱포지션/순숏포지션은 ±3을 범위로 측정되며, +3은 각 통화가 미국달러에 상당한 롱포지션을 취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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