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이후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거둔 한국 원화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최근 1160원 선까지 오른 달러/원 환율이 12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될 경우 금융 당국의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한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한편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에 대한 실망감이 맞물리면서 원화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을 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4월에만 2.8% 하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 사이에 원화 하락 베팅이 지속, 달러/원 환율을 1200원 선까지 밀어 올릴 것으로 도이체방크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원화에 직접적인 악재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전날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한 한편 월가의 금리인하 기대를 꺾어 놓았지만 한국은행이 거시경제 지표 둔화를 감안, 금리를 내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칩의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는 등 중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 진전과 무관하게 경기 한파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성장률을 포함한 2분기 경제 지표가 강한 반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하반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월가에 번졌던 금리인하 기대가 한풀 꺾인 것도 달러화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는 한편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를 끌어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시장 전문가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3일 발표되는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호조를 이루면 1분기 3.2%로 잠정 집계된 성장률에 이어 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저항력이 부각, 달러화에 상승 탄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날 장중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0.2% 가량 완만하게 상승했다.
미국 외환 전문 매체 FX스트리트는 달러화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로 인해 든든한 버팀목을 얻은 셈이라고 판단하고, 최근 상승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리콘밸리 뱅크의 민 트랭 외환 트레이더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전날 연준 회의 결과에 따라 금리인하 여지가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국채 선물에서도 이 같은 투자 심리가 드러났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53%로 하락했다.
연준 회의에 앞서 수치는 70%까지 뛰었으나 전날 회의 결과 발표 후 63%로 후퇴한 뒤 이날 추가 하락한 셈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