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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北, 한‧미가 ‘탄도미사일’ 아니라 하면 또 쏠 것”

기사등록 : 2019-05-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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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13일 KBS 라디오 출연
“北, ‘미국 움직일 때 까지 저강도 도발 지속할 것”
“다음 도발은 동해안서 사거리 늘려서 할 듯”
“美, 北에 ‘물밑 신호’주면 도발 멈출 것…가능성은 글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3일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과 관련해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하면 북한은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또 (미사일을) 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미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탄도미사일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몇 방 좀 더 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yooksa@newspim.com

정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신뢰는 깨지지 않았다’,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고 했다”며 “이는 이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문제)로 끌고 가지 않겠다‘는 이야기인데 이를 통해 ‘아직은 움직이지 않겠다’는 미국의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어 “그러면 북한은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몇 방 좀 더 쏴야겠다’는 고민을 지금쯤 하고 있을 것”이라며 “만일 우리 뒤로 미국이 몰래 북한에 ‘협상에 나오라’고 신호를 보내면 조용해지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없다면 미국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때까지 저강도 도발을 계속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또 다시 도발을 한다면 5일 간격으로 쏜다고 생각할 때 15일에 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번에는 위치도 바꾸고 사거리도 제법 (더) 나오는 걸 쏠 것”이라며 “계속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제재할 생각도 없고 회담에 나갈 생각도 없다’고 한다면 (처음 발사체를 쐈던) 동해안으로 다시 나와서 쏴서 일본한테 위협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4일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했던 원산 호도반도는 동해안이다. 당시 최대 사정거리는 300km였는데, 동해안에서 이 정도 거리는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후 엿새가 지나 9일에는 동해안에서 위치를 옮겨 서해 내륙인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는 사정거리가 최대 420km였는데, 만일 처음 발사체를 발사했던 동해안의 원산 호도반도에서 사정거리 420km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일본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즉, 9일에는 북한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면서도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저강도 도발을 하기 위해 발사 위치를 조정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 다시 동해안으로 자리를 옮겨 9일 발사했던 단거리 미사일과 비슷하거나 더 긴 사정거리의 미사일을 쏴서 일본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주장이다.

정 전 장관은 “만일 일본 열도 가까이 자꾸 뭐가(미사일이) 떨어지면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이 어려워지니까 아마도 북한을 불러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목적은 ‘북핵 협상의 셈법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하노이 회담 당시에 아무것도 안 해주면서 모든 걸 내 놓으라’는 미국식 협상은 안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이 다시 협상하러 나오면) ‘상응조치를 어느 정도 해 줄테니 북한도 성의를 좀 보이라’고 하고 북한은 ‘좋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회담을 해 보자. 그 다음에 실무적 협의를 개시하자’라고 제안을 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정상적이라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물밑 신호를 줘야 한다”며 “하지만 워낙 예측 불가한 인물이다 보니까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도, 우리 국방부도 계속 ‘정밀분석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시간을 끌면서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면 북한은 ‘가만히 있어 봐, 이게 계속 아니라고 하면서 이렇게 기다리겠다 이거지? 회담에는 안 나오고’ 이렇게 판단하면서 또 쏠 것 같은데 그게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newspim.com

한편 정 전 장관은 식량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대남선전매체들을 통해 비판 입장을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식량지원보다는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큰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한국이 좀 더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런 것을 본격적으로 가지고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물론 쌀을 안 받겠다는 건 아니고 ‘주면 받겠지만 그걸로 생색은 내려고 하지 마라. 생색내려고 하면 우리도 안 받는다. 조용히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중요한 건 ‘쌀로 끝내려고 하지 말고 금강산, 개성공단 열어라’라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논리를 개발해서 보수 야당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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