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소재, 재료 업체들에게 '철저한 품질 관리'를 요청했다. 메모리 반도체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소재 불량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수련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제조센터 상무는 소재 업체들에게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
김수련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제조센터 상무는 16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재료 컨퍼런스 SMC코리아2019'에서 "최근 4~5년 동안 웨이퍼 로스(Loss, 손실)를 크게 겪으면서 깨달은 바가 많다. 재료에서 난 실수로 웨이퍼 생산에서 상당한 손해가 있었다"며 "소재 사고는 햇수가 지날수록 많이 줄었는데 웨이퍼 로스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사고가 났던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로우 머티리얼(원료)' 사고가 비중이 많았다고 했다. 품질 관리가 잘 안 되는 원료가 들어왔는데, '늘 이래도 괜찮았으니까'하는 생각으로 사용했다가 큰 손실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 소재가 용량이 워낙 많이 들어와 손해가 나올 것을 알면서도 그냥 사용해야 했고, 공정 마진이 작은 상황에서 소재 품질 마진까지 줄어 문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또 한 번은 적용하지 말아야 할 곳에 재료를 잘못 사용해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전문가니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방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김 상무는 "설마 하는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며 "사고가 난 다음에 되짚어 보면 다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일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품질을 계속 의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슈가 생기기 전에 우리랑 계속 논의하면서 가도 좋다"며 소통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철저한 사전 점검'과 이를 잡아 낼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 특히 '자동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통계 데이터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결국은 시스템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면서 "협력사가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정교한 눈을 가져야 한다. 우리 생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무조건 (문제가)걸러져야 한다는데 동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 SK하이닉스 상무는 "미세 공정화로 갈수록 소재 불량에 따른 피해가 크다"며 소재 업체들에게 철저한 사전 관리를 당부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
이어진 발표에서 이동준 SK하이닉스 소재기술담당팀 상무도 "미세 공정화로 갈수록 소재 불량에 따른 피해가 크다"며 "소재 관리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품질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면서 "이전에 하던 방식대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통 산업 개념으로 일해서는 안 된다. 기술이 상당히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문제를 제 때 찾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원인을 찾기도 힘들고 손해도 커진다"고 말했다.
소재 업체들의 전문 인재 양성에 대해서도 주문했다. 김 상무는 "소재를 담당하는 이들의 통찰력과 전문 지식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기본적인 소재 지식이 있어야 하고 알고리즘이나 통계도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반도체 제조 공정은 소재 업체가 제대로 된 데이터가 없으면 할 수가 없다"며 "살아남으려면 빨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