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긴장 고조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유가 안정을 위한 산유국들의 정책 결정을 더욱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이 지적했다.
19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노박 장관은 중동 긴장 수위가 점차 고조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 갈등도 석유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석유 시장이 굉장히 불안하며, 심각해지고 복잡해지는 요인들이 많아 시장에 근본적인 장기적 결정들을 내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국기와 가스분출기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란 우방으로써 러시아가 중동 지역 안보와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박 장관은 “에너지 안보 이슈가 최전선에 올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최대한 미세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주 중동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해 정확한 세부정보 없이 논평하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하면서도, 일련의 상황은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고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문제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위협하고, 미국이 중동에 병력을 파견해 양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 부근서 미국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 2척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으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난 주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전쟁 가능성에 대해 군사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서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JMMC(산유국 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노박 장관은 증산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노박 장관은 “올 하반기 공동의 행동 계획에 대해서 우리(러시아)는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들과의 협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협력 지속은 연말까지 펼쳐질 상황과 시장의 수급 여건 전망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면 증산 가능성과 관련한 옵션을 검토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들은 6월 말에 만나 감산 합의 내용을 검토할 예정으로, 증산 가능성을 언급해 온 러시아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으로 인한 유가 하락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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