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주말 동안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대림동 여경’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특정인에 관련된 문제를 마치 ‘여경’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문제 삼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차별”이라고 일축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 술집 인근에서 40~50대 취객 남성 둘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경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여론이 생성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동영상에는 취객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자 경찰이 취객 A씨에게 뺨을 맞은 이후 팔을 꺾어 제압했고, 이후 여경이 수갑을 건네려던 찰나에 다른 취객인 B씨가 밀치자 여경은 맥없이 밀려나는 모습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일자리, 민생, 양성평등, 역차별 논란, 20대 남성과의 소통문제 등의 주제로 자유 토론이 진행된다. 2019.05.20 kilroy023@newspim.com |
또 여경이 취객 B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선 ‘여경 무용론’이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에서 대응이 적절했는지 안 했는지는 경찰에서 감사를 통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 사건에 여경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림동 여경보다 대림동 경찰관의 문제로 현장에서 개인 대응이 적절 했느냐 안 했느냐 문제로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표창원 "이번 논란 여성 경찰관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술 드신 사람들은 신체가 합리적이지 않게 저항한다”며 “이것으로 해당 경찰관의 자격 유무나 거기서 확대해 여성 경찰관의 문제로 확대하는 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접근”이라고 일갈했다.
표 의원은 "남자 경찰관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취객 한 분을 혼자서 제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1명을 제압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경찰의 현장 대처 매뉴얼 상 주변 시민에 도움을 요청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위급한 상황일 때는 당연히 가능하다”며 “당시 여경은 남자 시민분이 좀 도와주면 훨씬 더 안전하게 상황이 제압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경찰관이 이미 취객 B씨를 무릎으로 제압했던 상황이고 추가적 난동이나 위해를 방지하려면 수갑을 채워서 거동을 제안해야 하는데, 무릎으로 상체를 제압한 상태에서 수갑을 착용하는 자체는 어려운 동작이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의 경찰들이 갑자기 내려간 온도에 방한용품으로 중무장 하고 있다. 2019.05.20 pangbin@newspim.com |
◆표창원 "만약 힘만으로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 돼야"
'여경 무용론'에 대해서는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것"이라며 "경찰 직무에 대해서 여전히 오해들이 많아서 생겨난 부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표 의원은 "경찰 업무 중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30% 미만이다. 70% 이상은 사실 피해자나 민원인의 말씀을 듣고 피해 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하는 소통"이라며 "미국에서 연구한 결과, '남성-남성' 2인조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보다 '남성-여성' 2인조가 출동했을 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보고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성 가해자, 여성 피의자의 경우에는 여성 경찰관이 압수, 수색을 해야만 성추행 문제가 안 생긴다. 그래서 (한국에서) 여성 경찰관의 수는 현재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여경에 대한 신체 검정 기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는 '접근 방법의 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민들의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영국 경찰의 경우, 채용 시험에서 최저 체력 기준만 적용한다"며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이후에 훈련을 통해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 영국 경찰의 기본 태도"라고 반론을 제시했다.
이어, "경찰관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법과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표 의원은 경찰대학 교수 출신으로 그 이전에는 일선에서 경찰로 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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