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우리은행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우여곡절끝에 롯데카드 인수를 목전에 뒀다.
롯데카드는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한앤컴퍼니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 등을 감안해 차순위 협상 대상인 우리은행-MBK파트너스로 우선협상 지위를 넘겼다.
우리은행 사옥[사진=뉴스핌] |
21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의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이 맞다"며 "인수지분 전체 80% 중 소수지분 투자자로 20% 참여한다"고 전했다.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통상 본계약은 우선협상자 선정(21일)으로부터 10일 이내 체결된다.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지분 80%를 각각 60%와 20%씩 나눠 인수할 방침이다.
인수가는 1조6000억원~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초 지난달 말 본입찰 당시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약 1조6000억원을 인수가로 제시했던 바 있다.
우리은행 측은 소규모 지분(20%)을 투자하는 만큼 롯데카드 인수보다는 인수금융 대표 주선사 자리를 따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 대금을 대출받을 때 다른 은행이 아닌 우리은행에서 우선적으로 대출을 받게 하려면 '대표 주선사'로 선정돼야 하는데 이때 지분 투자를 하고 있어야 대표 주선사 선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인수 대금 대출로 인한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목적으로 한 지분 투자 개념인 셈이다.
다만 일단 지분을 투자한 만큼 우리은행이 향후 롯데카드를 직접 인수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향후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청산할 때 우리은행에 배타적 인수협상권을 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이 만약 롯데카드를 향후 우리카드로 편입하게 되면 현재 카드업계 하위권에서 단숨에 '빅3'로 올라간다. 롯데카드 인수 시 우리카드의 자산규모가 약 23조원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우리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 강화로 하나금융그룹과의 3위 금융지주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이후 첫 분기인 지난 1분기 실적에서 56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하나금융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라섰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이 1539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3위 금융지주사 경쟁에서 성큼 앞서나갈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지분 전체 80%에서 소수지분 투자자로 20%만 참여하는 단계에서 자회사 인수 또는 합병에 대한 언급은 시기 상조"라고 경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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