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단독] 하나금융, 계열사 퇴직연금 '통합'...'신한금융 게 섰거라'

기사등록 : 2019-05-21 16:3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지주 및 퇴직연금 관계사 집결 '퇴직연금추진위' 가동
형태적 통합 아닌 실질적 협력·시너지 창출 강화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은행, 금융투자, 생명보험 등 퇴직연금 관계사들을 총집결한 퇴직연금추진위원회를 첫 가동했다. 그룹 차원의 협의체를 만들어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은행업계 1위 신한금융그룹이 최근 각 계열사의 퇴직연금 사업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매트릭스 체제로 개편한 이후 하나금융이 경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CI=하나금융그룹]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0일 퇴직연금추진위 첫 회의를 열었다. 지주를 비롯해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하나UBS자산운용 등 5개 자회사 임원들이 참석한 일종의 태스크포스(TF)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TF를 총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하나금융의 포지션을 재정의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에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협의체를 가동키로 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하나금융은 퇴직연금 사업을 본격 강화하고 나섰다. 그룹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하나은행은 올 초 연금사업부를 본부로 격상시켰다. 웰리빙그룹 산하에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해, 그 아래 따로 운영하던 연금사업부와 은퇴설계센터를 뒀다. 상반기 내에는 1:1 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퇴직연금추진위를 구성한 것은 은행뿐 아니라 그룹사 차원에서도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한 것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금융투자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자회사와 협업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하나금융의 움직임은 최근 신한금융이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체제로 개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17일 계열사 단위로 쪼개진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자본과 인력 등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기 위한 것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별 점유율 [그래프=금감원]

오는 6월 출범할 신한금융의 퇴직연금 매트릭스는 지주, 은행, 금투, 생명으로 구성된다. 각 사 퇴직연금사업부를 이끌던 임원들이 4개사 사업부문장을 겸직하게 된다. 그룹 협업 체계를 강화해 니즈 발견부터 사후 관리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한은행의 경쟁력을 전 그룹사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신한금융의 움직임은 퇴직연금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그룹이 굴리는 퇴직연금은 21조7400억원으로 삼성생명 다음으로 많다. 은행권에선 신한은행(19조640억원)의 규모가 가장 크다.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이 뒤를 잇는다.

실제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최근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하면서 금융권에는 수수료 인하 경쟁이 촉발됐다. 신한은행이 수수료 인하안을 오는 6월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도 검토에 착수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금융권은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운용 수익률이 저조해 이를 높이고, 수수료 수준을 합리화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총 비용을 차감한 연간 수익률은 1.01%에 불과해 정기예금 금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민연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 규모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커진 상황"이라며 "대출이자 중심의 수익모델을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퇴직연금 등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