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당 사건과 일부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말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양 모 상무와 이 모 부장을 지난 17일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증거인멸 관련 일부 내용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정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삼성에서 부회장이라고 하면 이재용 부회장을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대체적으로 혐의를 인정하는 반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책임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을 지난 19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전자’ 등으로 지시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깃발이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은 최근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사업지원 TF팀장)의 사무실을 비롯해 사업지원 TF 고위 임원 사무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해체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미전실은 과거 삼성 그룹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검찰은 이 같은 지시와 보고 과정에서 정 사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가 각각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됐다.
검찰 조사 결과, 백 상무와 서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수십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노트북등에서 ‘JY(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이니셜)’, ‘미전실’, ‘합병’ 등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임원이 처음 구속된 것은 관련 수사 착수 뒤, 반년 만이다. 앞서 9일에도 증거 인멸 등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안 실무 담당 직원 안모 씨도 구속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에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 사실을 고의로 숨겨오다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바이오 상장을 앞둔 2015년 무렵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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