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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동산 경고등②] 금투업계, 금융당국 '과잉지도'에 반발

기사등록 : 2019-05-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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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축소로 非은행권 수요 커져” 지적
전체 익스포저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 여전히 절반 이하
발행어음 조달 자금 투자 한도도 30%로 제한

[편집자주] 최근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한풀꺾여가고 있음에도 증권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한 부동산투자를 급격하게 늘이고 있는 탓이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에게 경고 시그널을 주며 부동산 PF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 점검을 선포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염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특히 투자 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강조하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는 다르다고 일축한다. 이에 뉴스핌이 현재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동산 투자위험 요인과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방안 등에 대해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사 부동사금융 리스크 점검을 본격화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투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증권사별로는 전통적으로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이 큰 메리츠종금증권이 6조573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NH투자증권이 4조8061억원으로 2위에 올랐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나란히 3조9000억원대로 3위권을 형성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증권사 24곳의 채무보증 잔액은 38조1652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7년말 기록한 27조8091억원 대비 37.2% 급증한 수치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3사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다. 1·2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작년말 기준 각각 4조2000억원,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KB증권이 공격적인 판매에 나설 경우 올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조달된 자금은 보통 기업금융 및 부동산 금융에 투자된다.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이익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익 다각화에 나선 증권사들이 투자금융(IB) 비중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향후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같은 금융당국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위기다.

우선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 운용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은행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를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비(非)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부동산PF를 주도하던 은행권이 대출 규모를 줄이자 증권사 등 다른 업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린 것”이라며 “초대형IB 도입으로 자본이 커진 만큼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투자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발행어음 시장 팽창이 부동산 금융 부실에 미칠 여파도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증권사 임원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체의 30%만 부동산금융에 투자할 수 있다”며 “제도 도입이 2년 밖에 안돼 속도가 빨라보일 뿐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개 초대형IB 가운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증권사는 KB증권 한 곳에 불과하다.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지난 몇년간 꾸준히 인수금융, 사모펀드, 중소기업 신용공여 등 투자 다변화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부동산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 역시 우발채무 축소에 나서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쓴 결과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 관계자는 “최근 호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의 공통점은 자기자본(PI)을 통해 대체투자에서 수익을 창출했다는 것”이라며 “당국의 우려도 이해가 가지만 과도한 규제가 업계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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