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31일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우려 완화에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18% 가까이 폭등했다.
전날 기록했던 역대급 급락을 대부분 만회하며 6600선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나란히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 때 6630.77로 전일 대비 18.54% 상승했다. 장중 상승률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0월 30일(13%)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74.98포인트(11.63%) 오른 719.76를 기록했다.
이날 장 초반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를 연이어 발동했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는 9시 6분 2초에 발동,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29.90포인트(14.97%) 폭등한 997.50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1초 후인 9시 6분 3초에는 코스닥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됐다. 코스닥150선물가격은 전일 종가 대비 99.40포인트(9.33%) 폭등한 1163.80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된 건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7819억원, 기관은 2조6145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8조3279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기관 가운데서는 금융투자가 980억원, 연기금 등이 1181억원을 순매수했고, 투신도 1조98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다만 현재까지 거래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수치까지 모두 합치면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더 커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8조7422억원, 기관이 1조4863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0조428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91억원, 303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5544억원을 순매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외국인은 현선물, 주식선물, ETF까지 전부 투자했다"며 "지수 급등을 촉발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종목에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했던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의 포트폴리오 매각으로 최근 반도체와 AI 인프라주 급락을 키웠던 디레버리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한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제히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26.81% 오른 26만2500원, SK하이닉스는 29.95% 상승한 17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29.91%)와 삼성전기(29.92%)도 상한가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고 삼성전자우(26.49%), 삼성물산(19.56%), 삼성생명(17.99%), 현대차(10.54%), 기아(9.19%), HD현대중공업(7.37%), 한화에어로스페이스(6.01%)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는 우선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2~4위 종목이 모두 장중 상한가를 터치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반도체 장비와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급등했다. 원익IPS(27.92%), 파마리서치를 제외한 주성엔지니어링(26.65%), 이오테크닉스(23.33%), 레인보우로보틱스(16.09%), 리노공업(16.12%), 삼천당제약(15.17%), 에코프로(12.04%), 리가켐바이오(12.32%), 알테오젠(10.38%), 에이비엘바이오(9.87%), 에코프로비엠(7.25%)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코스피가) 폭등했어도 월간 하락률은 -22.1%로 역대 3위다. 여전히 과매도, 낙폭과대 영역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며 "하이퍼스케일러, 전자, 닉스, 여타 주력 업종 실적을 통한 코스피 전반의 이익 신뢰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4원 내린 1424.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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