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강경 통상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이란 태생 여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나작 니카타(45)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 국장 대행으로, 이란 태생의 통상 부문 변호사 및 이코노미스트 출신이다. 현재 그는 BIS 국장직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니카타 국장 대행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경제 정책 실행에서 큰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FT는 소개했다.
나작 니카타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국장 대행 [사진= 나작 니카타 링크드인 웹페이지] |
그가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최근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수출제한 리스트'에 올려, 이른바 '화웨이 거래금지 사태'로 전 세계 언론이 떠들석 해지면서다.
화웨이 거래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화웨이의 안보 위험 가능성 등을 조사한 것은 니카타 국장 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행정부 관리를 인용, 니카타 국장 대행이 화웨이를 포함한 국가안보 관련 문제에 대해 미국 기업과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인용한 복수의 관계자는 니카타 국장 대행은 미국 기업들에 중국과의 광범위한 경제적 관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것을 멀리하지 않았다며 그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형성보다 양국의 관계 분리를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그가 매파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는 너무 많은 공급망이 중국으로 옮겨갔고, 기업들은 국익보다 단기적인 것을 우선시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견해로 그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에 비유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일부는 그의 변호사 경험을 거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동일시하기도 한다고 FT는 보도했다.
대중 무역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세계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로, 엄격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2017년 말 의회 청문회를 거쳐 트럼프 행정부에 입성한 니카타 국장 대행은 행정부에 들어온 이후 공개적인 발언을 거의 내놓지 않아 그의 생각을 직접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FT는 전했다.
다만, 그는 의회 청문회를 통해 미국이 전념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이 항상 상호적인 것은 아니라며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이 공정하게 경쟁하지 않아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니카타 국장 대행은 1979년 6살 때 이란에서 일어난 이슬람혁명을 피해 부모님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는 청문회에서 "나는 자라면서 미국 산업 성장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니카타 국장 대행은 2015년 2016년 미국과 유럽 변호사들이 연합해 유럽연합(EU)이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미국 로펌 와일리 레인에서 국제무역관행 부문을 책임지는 앨런 프라이스는 FT에 이같은 사실을 말하고 "그는 중국의 경제 왜곡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니카타 국장 대행의 첫 직책은 상무부 산업·분석 담당 차관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카타 국장 대행은 상무부의 수입 자동차 및 차부품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 작성에서도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된 이 보고서는 자동차 수입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결론을 내려 EU, 일본, 한국 등 수입산 자동차에 미국 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니카타 국장 대행은 변호사 시절 미국의 메기 양식업체들을 대표, 베트남산 메기에 징벌적 관세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등을 고객으로 두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또 라이트하이저가 변호사 시절 US스틸을 담당했을 당시 니카타 대행은 아랍에미리트(UAE)를 대표한 바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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