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측 간 관세전이 길어지면 오는 2021년에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6000억달러(약 711조4800억원) 정도가 증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미봉책을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양국 간 관세 전쟁이 더 길어져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댄 한슨과 톰 오를릭은 양국 간 수출품 전체에 관세가 부과되고 이로 인해 시장이 출렁이면 2021년 글로벌 GDP에 초래될 타격이 6000억달러 정도라고 추산했다.
이달 10일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렸고, 중국은 이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5%에서 25%로 올렸다. 블룸버그 분석 모델에 따르면 인상된 관세가 앞으로 2년 동안 적용되는 동안 중국과 미국의 GDP는 각각 0.5%, 0.2%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25%로 인상된 관세가 수입품 전체에 적용됐을 때는 2021년 중반까지 중국과 미국, 전 세계 경제는 GDP의 0.8%, 0.5%, 0.5%씩의 타격을 입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특히 중국 증시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다만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이 종료될 것이란 희망 속에 미국과 중국 증시를 위로 끌어 올리고 있는데, 만약 이러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틀린 것으로 확인될 경우 애플과 같은 대형주들을 필두로 더 가파른 조정장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슨과 오를릭은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25% 관세 충격 외에도 10% 정도의 주가 하락의 여파를 감당해야 하며, 결국 중국과 미국, 세계 경제 GDP는 2021년 중반까지 0.9%, 0.7%, 0.6%씩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가가 밀리면 소비와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어 관세전 충격은 더 복잡해지는데, 마에바 쿠진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토대로 대만, 한국, 말레이시아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3개국의 경우 아시아 수출 공급망에 밀접히 연관돼 있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했을 때 직격타를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만의 경우 GDP의 1.6% 정도가 중국의 대미 수출과 관련이 있고,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0.8%와 0.7% 정도의 관련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미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영향을 받을 국가들은 미국 외에 캐나다, 멕시코 등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GDP 비중으로 따지면 한국이나 대만 등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의 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파월은 미중 무역 전쟁 심화로 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위안화로 인한 충격을 가장 크게 받고 태국과 캐나다도 자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