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매입형 유치원을 확대하면서 사립유치원 교직원들의 ‘무더기 실직’에 대한 우려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립유치원이 국·공립으로 전환되면 기존 사립 교사들은 임용시험을 통과한 교사들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고용 승계보단 큰 틀에서 '고용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 인근에서 아이들이 유치원에 등원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2020년 개원을 목표로 한 매입형 유치원 10곳을 선정하기 위한 서류 접수를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인가 당시 6학급 이상인 사립유치원이 대상이다. 서면 평가와 현장 방문, 안전 점검 등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시교육청은 이번에 선정되는 10곳을 포함해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매입형 유치원 30개원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공립유치원 취원률 40%’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직원들의 집단 해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립유치원이 공립으로 전환되면 교사를 비롯한 기존 교직원들은 유치원을 떠나야 한다. 국·공립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따로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사립유치원이 교육당국에 팔리면 교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는 것”이라며 “학부모 입장에서도 교직원들이 갑자기 바뀌는 부분을 이해해줄지 걱정”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고용승계가 안 되니 고민이 많다”며 “폐원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서 매입형 유치원에 접수하고 싶지만 교직원들과 타협되지 않아 막막하다”고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입형유치원 기준선인 6학급 평균 고용 인력은 15명을 웃돈다. 실제 전국 최초의 매입형 유치원인 ‘서울 구암유치원’도 원장을 포함한 교직원 21명이 새롭게 임명됐다. 이에 최소 450명의 교직원이 무더기 해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사립유치원 원장은 “6학급 기준으로 정교사, 조리사, 운전 기사 등 15명이 최소한의 고용 인력”이라며 “고용 승계가 되는 공영형 유치원을 늘리는 편이 대안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입형 유치원이 늘어나면 채용 규모도 늘어난다”며 “큰 틀로 보면 전체 사립유치원 교사 등에게 안정된 고용 상태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제 올해 초 192명의 국·공립유치원 교사를 임용 했을 때도 합격자의 과반수 이상이 사립유치원 경력자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입형 유치원은 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지난 3월 국내 첫 매입형 유치원이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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