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 혁신위원회' 중재안에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제안한 혁신위안을 바른정당계 의원들까지 동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손학규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혁신위에서 대표 거취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데다, 위원장 역시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 갈등의 골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하태경·이준석·김수민·권은희)들은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권혁신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위원회 구성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민 청년 최고위원, 오 원내대표, 이준석 최고위원, 하태경 최고위원, 권은희 최고위원. 2019.05.29 kilroy023@newspim.com |
이준석 최고위원은 "어제와 오늘에 걸쳐 김수민 최고위원을 비롯한 5명 최고위원들이 모여 제안 설명을 들었다"면서 "당내 6명 의원이 제안한 정병국 위원장전권 혁신위원회가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 진로를 개척하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 의원들은 바른정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월 말까지 당 쇄신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또 최고위원회는 혁신위가 마련한 쇄신안을 무조건 수용하도록 하는 조건도 달았다.
당초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퇴진 없는 혁신위는 손 대표에게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김수민 최고위원의 설득에 이틀만에 동의의 뜻을 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제안을 수용하게 된 것은 갈등을 빨리 해결해야 하고, 당원들의 바람이라면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면서 "성역없는 혁신안 마련을 위해 정병국 위원장 선임에 동의했다. 손 대표도 당을 위한 충정,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 마음을 비우시고 수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대표는 여전히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일단 정병국 위원장 대신 외부에서 위원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27 kilroy023@newspim.com |
손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발전을 위해 혁신위 구성을 제안한 최고위원들의 말씀은 존중하겠지만, 혁신위원장에 공정성과 독립성, 중립성이 보장될 수 있는 분을 널리 찾고 있다"면서 "우리 당이 미래를 향해 걸어온 기틀을 잡는 차원에서 혁신위가 구성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 최고위 전에 (최고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건 정치공세"라면서 "정치공세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언급해 전권 혁신위 제안을 거부하는 뜻을 밝혔다.
게다가 손 대표는 혁신위원회에서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혁신위에 대한 생각이 의원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셈이다.
손 대표는 "혁신위의 활동 범위에 성역이 없다고 해도, 그게 마치 지도부 교체나 대표 퇴진 이런 것을 얘기하는 거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원외에서 위원장이 온다고 하더라도) 혁신위가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뒤이어 기자들과 만난 오신환 원내대표는 "저희가 동의한 혁신안이 손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논의가 아니다. 만약 혁신위 안이 지도부 퇴진을 유예하면서 혁신하는 안이 나오고 구성원이 받아들인다면 수용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손 대표 퇴진만을 빼고 논의하는 것도 혁신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6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혁신위 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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