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신문에 한국이 미국의 핵공격 연습에 참가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기류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주장을 실어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평화흐름에 역행하는 도발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한 군부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미 본토의 한 공군기지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글로벌 썬더’ 핵공격 연습에 참가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남한 군부가 우리를 겨냥한 미국의 핵공격 연습에 참가한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에 대한 또 하나의 위반행위”라고 말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지난해 10월 핵 준비태세 훈련인 글로벌 썬더를 시행했다고 알리며, 한국 등 동맹국 장교들이 참가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신문은 이어 “현실은 남한 군부세력이 긴장완화와 평화의 기류에 역행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은폐된 적대행위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사실상 남한 군부는 과거의 대결악습을 버리지 못하고 미국과의 연합훈련을 끊임없이 감행해왔다”고도 했다.
한미 합동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에 참가한 F-15K 투폭격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신문은 최근 미 국방부가 한국에 ‘SM-2 블록 3B 스탠더드’ 함대공 미사일 94기를 판매하고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 계획을 승인한 것을 언급하며 “남한 군부는 내외의 우려와 규탄에도 불구하고 긴장 격화를 초래하는 무력증강 소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일련의 행보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명명하며 “그런 위험한 행위에 서슴없이 매달리면서도 우리의 정상적인 훈련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하는 것은 그야말로 낯가죽이 두터운 자들이나 할 짓”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긴장완화 흐름에 배치되게 군사적 대결을 추구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도, 한반도의 평화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해줄 뿐”이라며 “남한 군부는 구태의연한 대결흉심을 버려야 하며 남북선언들과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하려는 입장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온 겨레는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에 역행하는 내외호전세력의 군사적 대결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인민군 전연 및 서부전선방어부대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글로벌 썬더는 최근 북한 매체의 대남 비방 단골 소재 중 하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동족에 대한 배신행위”, “대결적 책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 등의 표현을 곁들이며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지난 28일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는 법’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같은 논조의 주장을 내놨다.
북한 매체의 이 같은 보도 행태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형성된 남북, 북미 간 교착국면의 책임을 한국 측에 전가하고 또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비한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향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관계 개선 노력에 난항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