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옵션시장이 내달 일본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예고해 주목된다.
주가와 국채 수익률의 동반 급락 및 변동성 상승까지 금융시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가운데 옵션시장의 트레이더들이 회담 첫 날인 내달 28일 만기 풋옵션에 공격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회담이 부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폭락할 경우 손실 리스크에 대한 헤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이 사들인 내달 28일 만기 풋옵션 규모가 45만계약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및 29일 만기 풋옵션 계약이 각각 6000건과 8000건이라는 사실과 비교할 때 폭발적인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이와 별도로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 옵션은 회담이 예정된 6월 28~29일 뉴욕증시의 변동성을 17.5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수치 14에서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중국 측은 여전히 내달 정상회담에 대해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석학들 사이에 회담이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내달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의 공식 회동이 이뤄질 경우 첫날 만남에서 결과물이 제시될 여지가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달 양국 정상회담이 무역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는 한편 트레이더들 사이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웰스 파고 증권의 프라비트 친타웡배니히 주식 파생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28일 만기 풋옵션 거래는 주가 폭락에 따른 리스크 헤지를 목적으로 한 것”이라며 “정상회담 결과가 금융시장에 일으킬 파장에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시 주석과 일본에서 만나 담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최근 중국과 딜을 이끌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내달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지난해 12월1일에 이어 또 한 차례의 휴전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휴전에 대한 동의조차 이루지 못할 경우 회담 후 트럼프 행정부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는 투자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시장은 내달 회담 결과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회담 이전까지 양국이 신경전이 고조될 경우 트레이더들은 리스크 헤지에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연일 미국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경제 테러를 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전날 중국 인민일보는 ‘우리는 분명히 경고했다’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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