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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 日·中 치고 나가는데..한국은 ‘비용부담’ 미적미적

기사등록 : 2019-05-3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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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8K 방송한 일본..다음 목표 도쿄올림픽 생중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생중계 목표로 생태계 조성나서
한국만 8K 방송로드맵 無..“콘텐츠지원보다 기술개발 지원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해 12월 1일 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8K(7680x4320) 해상도 방송 송출을 성공했다. 세계 최초 8K 방송이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NHK의 특별 채널에서 송출되는 8K 방송은 HD보다 16배 화질이 높고 오디오는 22.2 멀티 채널이며 방송프레임은 60과 120프레임을 지원한다. 

일본과 중국은 8K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8K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TV제조사들이 속속 8K TV 출시계획을 밝히는 것과 동시에 정부차원에서도 1~3년 내 8K 방송 중계를 목표로 로드맵을 세웠다. 8K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고화질(HD) 및 4K(3840x2160)에서 한국에 뒤쳐진 것을 만회해보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8K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출시했지만 8K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타 제반상황은 일본,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8K 방송과 관련된 로드맵 없이 단발성으로 정부차원에서 제작사에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는 정도다.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8K 콘텐츠도 1년에 1~3건 정도이고 구체적인 방송시점도 미정이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제작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8K 콘텐츠는 3편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부터 초고화질(UHD) 방송의 국내 조기 정착을 위해 UHD 콘텐츠 제작지원작을 선정하고 있는데 지난해 선정된 8K 콘텐츠까지 합쳐도 4편에 불과하다. 2년간 선정된 UHD 콘텐츠 제작지원작 59편 중 8K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7%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8K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비롯해 제작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8K 콘텐츠 응모작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지난 2월 유럽 포르투갈에서 진행된 '삼성포럼 유럽 2019' 행사에서 2019년형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8K(초고화질) TV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작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사업자에게 정부지원금이 주어지지만 콘텐츠 제작지원금은 총 제작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에 비하면 8K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만 수억이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카메라 가격부터 큰 난관이다. 지난해부터 8K TV를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최근 8K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독일 가수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8K 해상도로 공동 제작했다. 당시 촬영에 쓰인 레드(RED)의 ‘몬스트로(MONSTRO)’ 카메라는 1대당 가격이 5만달러(한화 약 6000만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8K는 물론 4K 콘텐츠도 많지 않다. 현재 지상파 방송의 일부 다큐멘터리에서만 4K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을 만큼 국내 방송사들은 4K 콘텐츠에 집중하기도 버겁다.

방송통신진흥본부 관계자는 “8K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 투자한 제작비용만큼 수익이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어 방송사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8K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웠다. 지난해 12월 일본의 NHK는 위성방송을 통해 첫 8K 방송을 송출했다. 아직은 시범방송 수준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8K로 송출한다는 목표다. 중국도 오는 2022년 초 개최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8K로 생중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소니, 중국의 TCL, 하이센스, 화웨이를 비롯한 TV 제조사들은 연내 8K T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과 중국은 자국 TV 제조사들의 8K TV 출시와 더불어 전반적인 8K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 중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를 출시해도 이를 활용할 콘텐츠가 없다.

제작자들이 8K 콘텐츠 제작에 나서려면 총 제작비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제작비 지원금 대신 일본과 중국처럼 8K 기술개발 지원 등 원천기술 측면에서 진입장벽 자체를 낮출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V, 카메라, 편집시설 등 소비자가 TV로 8K 콘텐츠를 감상하기까지 필요한 장비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일본과 중국은 국가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며 “우리나라도 방송제작지원보다 8K 방송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편이 8K 생태계 조성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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