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막말로 함께 윤리위에 제소된 유승민·이준석·이찬열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윤리위의 이같은 결정에 오신환 원내대표는 "편파적 결정"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윤리위 징계 문제가 또다른 당 내 갈등의 뇌관이 될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하태경 의원의 경우) 당헌·당규를 위반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고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는 점에 위원들 다수가 인정해 징계 절차를 밟게 됐다"면서 "징계 처리는 위원들의 의견을 물어 다음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징계 수위와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는 전혀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31 kilroy023@newspim.com |
앞서 하태경 의원은 지난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해 당 윤리위에 제소됐다. 당시 이 발언은 노인 비하 발언이라는 논란도 일으킨 바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역시 막말 논란으로 윤리위에 제소된 유승민·이준석·이찬열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당 지도부를 '문재인 정권 하수인', '민주당 2중대'라는 말로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소됐다. 당시 이찬열 의원은 그런 유 의원을 향해 '좁쌀 정치', '꼭두각시들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는 발언을 해 함께 제소됐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4.3 보궐선거 당시 음주 유세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윤리위에 제소됐다.
문제는 이같은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오신환 원내대표가 직접적으로 유감을 표했다는 점이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 윤리위가 하태경 최고위원을 징계절차에 회부하기로 한 것은 당 갈등을 증폭시키는 편파적 결정으로써 심각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윤리위는 바른미래당 전임 당 대표인 유승민 의원에게 막말을 퍼부은 이찬열 의원에게는 징계사유가 안 된다며 면죄부를 줬다"면서 "과연 꼭두각시는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를 비난한 하태경 최고위원만 징계절차에 회부한 당 윤리위의 결정은 '친손무죄 반손유죄의 논란을 일으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당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에 원내대표로서 심각한 우려의 뜻을 전하며 오늘 결정에 대해 재고해줄 당 윤리위에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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