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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진짜'를 둘러싼 공방전…공정위, 메디톡스 비방광고 '제재'

기사등록 : 2019-06-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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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염기서열 공개? 기만적 광고
분석자료만 공개…서열자체는 미공개
허가, 염기서열 안봐…안전성만 따져
근거없는 경쟁사업자 비방…소비자 오인
메디톡스, 시정명령·과징금 2100만원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보톡스 원료의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과 ‘공방전’을 벌인 메디톡스가 비방광고로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근거없이 경쟁사업자의 제품을 진짜가 아닌 것처럼 비방한 점을 문제 삼았다. 보톡스 원료 균주 출처 논란의 유전체 염기서열 문제는 제품의 안전성과 관련이 없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를 기만한 메디톡스의 부당한 광고행위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2100만원을 부과한다고 2일 밝혔다.

메디톡스의 광고를 보면, 지난 2016년 12월 5일부터 2017년 1월말까지 ‘진짜는 말이 필요없다’, ‘진짜가 묻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이 말로 됩니까? 진짜는 공개하면 됩니다.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업계 최초공개. 진짜 연구하는 바이오제약회사’라고 했다.

광고에서 표현한 보툴리눔 톡신은 ‘보툴리눔 독소 제제’로 보툴리눔 균주가 발육하면서 생성되는 독소를 이용,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흔히 ‘보톡스’로 알려져 미용성형의 핵심 의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가 해당 업체의 광고와 관련해 문제로 판단한 유형은 기만적, 비방적 광고행위다. 우선 메디톡스가 제시한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진위’ 표현이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로 ‘보툴리눔 균주 전체 염기서열 공개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처럼 광고했다.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균주 염기서열 분석자료를 공개한 시점은 지난 2016년 11월 4일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서다. 하지만 당시 분석 자료만 공개했을 뿐 ‘염기서열’ 자체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조사 결과다.

소비자 기만 메디톡스의 부당한 광고행위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그럼에도 홈페이지 일부 하단 광고에 작은 문구로 ‘염기서열 분석자료를 업계 최초로 공개하…’라고 표현했다. 일간지, 월간지, TV, 라디오, 포털사이트, 홈페이지 등 다른 광고에서도 ‘염기서열’ 공개를 알렸다.

즉,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가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까지 공개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보톡스 원료인 균주의 출처를 놓고 2016년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대웅제약·메디톡스의 균주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사 중이다.

특히 보톡스 원료인 균주의 출처가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진위를 결정한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제조 및 판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로 이뤄진다. 식약처는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자료 등을 심사해 허가할 뿐,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염기서열 공개 여부에 따라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진위가 판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소비자 기만 메디톡스의 부당한 광고행위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측은 “식약처는 안전성·유효성을 심사하기 위해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염기서열 공개 여부에 따라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진위가 판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균주의 근원을 판단함에 있어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은 불필요하다”며 균주에 대한 정보공개를 영업 비밀 또는 상업적, 재무적 기밀정보로 판단한 바 있다.

심재식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소비자과장은 “메디톡스의 비방 광고 건은 보툴리눔 균주 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한 자신의 제품만이 ‘진짜’이고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경쟁사업자의 제품은 진짜가 아닌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심 과장은 이어 “메디톡스는 2016년 11월 4일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보툴리눔 균주 염기서열 분석자료를 공개했을 뿐, 염기서열 그 자체를 공개한 적은 없다”며 “보톡스 시술 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보툴리눔 독소 제제의 진위라는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중요한 정보에 관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광고를 적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불량 보톡스 논란’이 지적된 메디톡스의 오창 공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메디톡스에서 일한 직원은 멸균처리를 하지 않고 메디톡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공익신고를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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