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국내총생산(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줄어드는 것은 생산성이 좋아지면서 좋은 일자리가 생겨났다는 뜻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억원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더 적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라서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평균임금이 높은 중화학공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반면 평균임금이 낮은 음식숙박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늘어났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
2010~2018년 GDP 10억원당 취업자수를 따져보니 산업평균보다 많이 늘어난 업종은 중화학공업,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었다. 3개 업종은 월 평균임금이 420여만원 이상이었다. 한경연은 3개 업종 같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려면 산업고도화, 신산업을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증가한 업종은 음식숙박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이들 업종은 일자리의 양은 늘었지만 질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GDP 10억원당 취업자수는 지난 2000년 25.8명에서 지난해 16.8명으로 줄었다. GDP 10억원당 취업자수 감소는 10억원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더 적은 노동력으로도 충분하다는 의미다. 1인당 노동생산성의 상승인 셈.
한경연은 1인당 노동생산성은 1인당 국민소득과 비례해 움직이기 때문에 ‘GDP 10억원당 취업자수 감소’는 ‘1인당 국민소득 상승’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1인당 국민소득(실질)은 지난 2000년 1만4989달러(한화 약 1770만원)에서 지난해 2만6324달러(3114만원)로 상승해 GDP 10억원당 취업자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요 선진국에서도 국민소득이 오르고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GDP당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3500만원)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인 30-50클럽 6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2400만원)에서 4만달러(4700만원)로 오르면서 ‘GDP 100만달러(11억8000만원)당 취업자 수’가 평균 19.8명에서 11.5명으로 하락했다.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노동생산성이 오르고 소득이 상승했다는 뜻”이라며 “걱정할 대상은 GDP 10억원당 취업자수 ‘감소’이 아닌 ‘증가’”이라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이어 “GDP 10억원당 취업자수가 낮고 감소하는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산업이 성장해야한다”며 “30-50클럽의 정보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의 부가가치 비중은 평균 11.3%로 한국(5.1%)의 2배 이상이므로 고부가가치·신산업 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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