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사령부를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국방부는 4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방위태세 약화 우려를 일축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연합사 평택 이전 시 주한미군이 유사 시 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인계철선이 없어진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미군이 어디에 있든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leehs@newspim.com |
앞서 지난 3일 한미 군 당국은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한미국방장관회담을 열고 현재 용산에 있는 연합사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안을 합의·승인했다.
당초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안도 검토됐으나 주한미군의 거주 문제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평택 이전이 결정됐다.
전날 이 같은 결정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나왔다. ‘연합사가 한강 이남인 평택으로 이전하면 수도권 지역의 안보에 대한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인계철선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인계철선은 한반도 유사 시 가장 먼저 적에게 공격당하는 부대를 말한다. 가령 주한미군 부대가 경기 북부 등 수도권 북부 지역에 있으면 유사 시 주한미군이 먼저 공격당할 확률이 커져서 전쟁에 자동 개입하게 된다. 즉 주한미군이 인계철선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한미군 부대가 수도권 이남으로 내려갈수록 그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연합사 평택 이전에 한미연합방위태세 약화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불필요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최 대변인은 “인계철선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낡고 오래된 개념”이라며 “미군이 어디에 있든 한반도 안보에 대한 양국의 확고한 군사적인 공조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또한 현재 미래전에 있어서 지리적인 이격거리(떨어진 거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현재 (한미 양측은) 각종 화상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따라서 연합사 평택 이전에 대해 불안정적인 요소가 더 이상 불필요하게 거론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으며 한미연합방위태세 역시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됨에 따라 용산공원 조성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당초 정부는 연합사가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게 되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지는 2022년께 연합사가 있던 자리에 용산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있다.
이와 관련해 최 대변인은 “용산공원 조성 진척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협의를 해 봐야 하지만, 연합사가 (국방부) 영내에 들어오는 상황보다는 (조성) 시간이 조금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어 “연합사가 국방부 영내로 들어올 경우에는 시설 개선 등에 시간이 더 많이 필요했는데, 평택으로 가게 되면 기존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라며 “이후에 실무진이 이 부분에 대해 더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인계철선
전선에서 침입해 오는 적들이 건드리면 폭발물이나 조명탄·신호탄 등을 터뜨려 적을 살상하거나 적의 침입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철선. 원래는 폭발물에 연결돼 건드리면 폭발하게 하는 가는 철선을 말하지만, 주한미군의 역할과 관련된 군사용어로도 사용된다. 곧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이 자동 개입함으로써 인계철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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