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당국이 지난주 하나카드가 '마일리지 소송'에서 패소한 뒤, 내놓을 보상 방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대법원 판결이 난 후부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중이다. 금감원은 하나카드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들도 보상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스탠스다.
[CI=하나카드]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카드에 '마일리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들도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상안을 수립하도록 권고했다.
지난달 30일 대법원에서 '하나카드는 신용카드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를 본 고객에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만큼, 분쟁조정을 거치기 전에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분쟁조정은 소비자 민원이 빗발칠 때, 금감원이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중재안을 마련하는 절차를 말한다.
금감원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는 것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하나카드와 비슷한 마일리지 소송을 벌였던 신한카드(구 LG카드)는 2심에서 패소한 뒤 '일괄 보상'을 결정했다. 즉,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을 포함하는 보상안을 내놓은 것. 당시 문제가 된 카드는 트레블카드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트레블카드는 2002년 출시돼 2003년 마일리지 혜택이 변경됐다"며 "2005년 3월 이전 트레블카드를 발급한 고객 모두에게 마일리지를 환급했다"고 전했다. 이는 금감원 분쟁조정국이 법원 판결을 근거로, 민원을 낸 소비자들에 피해를 보상하라고 신한카드에 권고한 결과다. 이에 트레블카드 이용자 총 6만5000명이 보상이 받았다.
하나카드도 대법원 판결 직후 보상안 마련에 돌입했다. 다만 하나카드는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중"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선례가 있는 만큼 하나카드도 이번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을 포함한 보상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논의가 남아있는 부분은 보상대상 범위다. 하나카드 마일리지 소송 대상인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는 총 40만장이 발급됐다. 이중 20만명이 유효회원, 또 7만명은 마일리지 혜택이 축소되기 전 카드를 발급한 유효회원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존재가치 중 가장 큰 것이 '소비자 권익보호'로, 소비자 권익이 침해받지 않아야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며 "현재로선 과거 사례(신한카드)에 대해서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