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5일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PG)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업계에선 LG유플러스가 PG 사업을 정리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사진=LG유플러스] |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LG데이콤 시절인 1996년입니다. 전자결제 개념이 생소했던 시절부터 사업을 시작해 20년 넘게 사업을 이어왔죠.
PG사는 온라인상에서 판매자와 카드사를 중계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옷을 파는 온라인 판매상은 고객들이 다양한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카드사와 일일이 계약을 맺을 수 없으니 결제를 대행해 주는 PG사를 찾게 되는 거죠.
LG유플러스는 20년 넘게 이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카드사 등과 든든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KG이니시스에 이어 국내 2위 전자결제 사업자이기도 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초반에 전자 결제시장에 들어가 카드사 등이 다 뚫려있는 상태"라며 "전자결제 사업은 인프라만 갖춰지며 꼬박꼬박 수수료가 들어와 평탄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알짜 사업부"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 알짜 사업부를 매각하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입가는 8000억원 수준. 올해 3월말 기준 LG유플러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900억원 가량입니다.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부 매각가는 4000억원 수준입니다.
시점상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전자결제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수천억원을 끌어오지 못해 알짜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기업 인수를 할 땐 자기 돈으로 인수를 하기 보단 증자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합니다. 이외에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를 하는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들 수 있죠.
결국 향후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논리가 가장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현재 국내 전자결제시장은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3개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전자결제시장은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면서 매년 2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죠.
하지만 네이버가 지난해 자체 결제 사업을 시작하며 LG유플러스는 가장 큰 고객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 등도 결제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죠.
지난 4월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간편결제서비스 현황' 자료만 봐도 간편결제 결제금액은 2018년 약 80조원으로 2016년에 비해 3배 성장했고 특히 이베이코리아, 네이버, 쿠팡 등 자사 유통망을 가진 겸업 PG사가 간편결제 거래 시장 확대를 주도했습니다.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기업이 도태되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부 매각 검토 역시 그 일환인 듯싶습니다.
오랜기간 사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알짜 사업부를 떼어 내고 LG유플러스가 앞으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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