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이정화 기자 =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최종 후보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낙점됐다. 업계는 재무부, 금융위원회 등을 두루 거친 '금융통'인 김 전 사장이 당국과 원활한 소통을 이뤄낼 수 있길 기대했다. 반대 의사를 밝혔던 노조 역시 유감을 표하면서도 "제 역할을 해달라"며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김주현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 최종후보. |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7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차 회에서 김주현 전 사장을 제12대 여신금융협회장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추위는 김 전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면접 후보자 3인을 상대로 최종 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를 했다.
김 후보는 면접후보자 중 유일한 관료 출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재무부 증권국, 국제금융국, 금융정책실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까지 역임했다. 이로 인해 그는 선거기간 내내 '당국과 소통'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꼼꼼한 일 처리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후보가 예보 사장으로 있었을 때 직원들은 태평성대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일을 잘한다는 평가"라고 밝혔다. 특히 오늘 오전 9시 3인의 후보들 중 가장 먼저 면접을 본 김 후보는 본인의 포부를 담은 프레젠테이션까지 따로 준비해와 현장에서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김 후보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친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급부상한 것. 하지만 그가 이로 인해 되레 역차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전 정권과 친분으로 불이익을 받아 후배들이 김 전 사장에 부채를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조의 반대도 컸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28일 '관료 출신 낙하산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연 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지난 4일에는 "모 후보는 과거 모피아의 썩은 동아줄을 활용해 회원사들을 압박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관료 출신 인사가 선출되면 대표적인 낙하산 사례로 규정하겠다"며 김 후보를 겨냥한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일단 결과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도 "협회장 선출을 현실적으로 되돌릴 순 없기에, 투쟁없이 회원총회에 최종 결정을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낙하산) 오명을 씻으려면 금융당국에 적극 맞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신금융협회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차기 회장 내정에 기대감을 제각각 드러내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업계 어려움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과정에서 협회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관 출신 인사는 당국과의 소통 면에서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다.
차기 여신금융협회장은 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총회에서 97개 회원사들의 찬반 투표로 최종 확정된다. 그 동안 회원총회에서 최종 후보가 탈락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이 문턱을 넘으면, 김 후보의 임기는 18일부터 바로 시작된다.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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