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상반기 수주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발주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가 끝나가는데 각 사별로 올해 수주 목표의 10~30%대에 그치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지난 5월말까지 총 25억달러를 수주, 올해 목표(159억달러)의 16%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30% 넘게 줄어든 영향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769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7만CGT)에 비해 36% 줄었다.
대우조선해양도 현재까지 LNG운반선 5척,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잠수함 3척 등 총 14척 약 25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목표(83.7억 달러)의 약 30%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운반선, VLCC, 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1, 2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의 30%도 못채운 사이 삼성중공업은 38%의 수주 목표 달성으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7일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총 4497억원(3억8000만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LNG운반선 10척, FPSO 1기 등 총 11척, 30억 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78억 달러)의 38%를 달성했다. 현재 수주잔고는 약 203억달러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만에 200억달러선을 회복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남은 기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카타르의 최대 60척 규모 LNG운반선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빅3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받고, 입찰 작업을 진행중이다. 국내 '빅3'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이 중국보다 월등해 국내 업체들끼리 나눠 수주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 2004년에도 '빅 3'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가 발주한 16척의 LNG선을 독식한 바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LNG선은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 등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다"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노사관계가 안정화되고 하반기 해양플랜트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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