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장현석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사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11일 오전 9시 무렵부터 정현호 사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으로 미전실 해체 이후에는 미전실의 후신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 TF로 자리를 옮겼다.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삼성깃발이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에 따르면 정 사장은 앞서 검찰 수사를 받은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조직적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증거인멸 의혹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삼성 그룹 임직원들은 지난해 5월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바이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하거나 은폐하기로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 뒤 열린 이른바 ‘승지원 회의’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현호 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바이오 회계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검찰은 이 부회장이 당시 회의에서 증거인멸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어린이날 회의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직원들의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 중 ‘JY', '부회장’ 등 단어가 포함된 파일을 특정해 삭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바이오 인천 송도 공장 바닥과 직원 자택 등에 노트북이나 서버 등을 숨긴 정황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수사가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삼성그룹 임직원 8명이 구속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정 사장이 증거인멸 범죄는 물론 분식회계 의혹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정 사장 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의혹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전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5월 10일 열린) 회의는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측은 3주 전에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미국 합작사인 바이오젠과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을 고의로 숨겨오다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바이오 상장을 앞둔 2015년 무렵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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