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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야기 '쓰리세컨즈'

기사등록 : 2019-06-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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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뮌헨올림픽 남자농구 결승 실화 조명
국제스포츠계 약자의 설움, 우리 기억 되살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소련 농구 대표팀은 36년간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미국을 상대로 한 치의 양보 없는 불꽃 튀는 접전을 펼친다. 미국의 비매너 경기로 역전을 당한 소련은 종료 직전 타임아웃을 요청한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듣지 못하고 경기는 미국의 우승으로 끝난다. 이에 소련 대표팀이 격렬히 항의하자 심판은 3초의 재대결 시간을 준다. 

영화 '쓰리세컨즈' 스틸 [사진=㈜삼백상회]

영화 ‘쓰리세컨즈’는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1972년 뮌헨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전 실화를 담았다. 당시 경기에 참여했던 소련 농구 챔피언 세르게이 벨로프의 책 <고잉 버티컬(Going Vertical)>이 바탕이 됐다.

전체 구성은 여느 스포츠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 경기 특유의 짜릿함에 인물간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감동을 버무렸다. 리얼하면서도 스피디한 농구 경기는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아들의 수술비가 필요한 감독부터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선수, 불치병 판정을 받는 선수 등 사연도 제각각인 캐릭터들이 극적 효과를 더한다. 당연히 이 모든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이 영화는 현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위플래쉬’(2015) 속 폭군 플렛처처럼 채찍질만으로 천재를 만드는 시대는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영화 속 가란진 감독은 무조건 선수들을 믿는다. 잘하고 있다고, 잘할 거라고 다독인다. 누군가는 어리숙하다고 지적했던 그의 따뜻한 리더십은 결국 모두를 결승전 코트 위로 불러들이고 죽을힘을 다해 뛰게 만든다. 

영화 '쓰리세컨즈' 스틸 [사진=㈜삼백상회]

영화의 몰입을 돕는 또 다른 요소는 웃프게도 공감이다. 국적, 이념을 떠나 관객은 소련 농구팀에서 우리를 본다. 2012 런던올림픽 유도 조준호 사건, 세계에서 가장 긴 1초를 겪은 펜싱 신아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석연치 않은 은메달 등 우리에게는 그때 그들이 느꼈던 스포츠 외교 약소국의 서러움과 분노가 있다. 비인기 종목(혹은 선수)에 비협조적이고 불합리한 기준을 내세우는 국내 스포츠계의 실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왕이면 마지막까지 보고 나오길 권한다. 엔딩크레딧과 함께 짜릿했던 3초 승부의 실제 화면을 볼 수 있을 거다. 오는 2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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