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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반격②] KCGI "사외이사 선임 집중"...지구전 대비

기사등록 : 2019-06-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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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내년 한진칼 주총까지 소송전·신규 투자유치 병행
내년 주총서 최소 KCGI 추천 사외이사 1명 선임 목표
이사회 독립성 확보해 지배구조·기업가치 개선
KCGI 1호 펀드 환재제한 10년...장기전 불사

[편집자] 한진그룹이 KCGI에 대한 반격에 나섰습니다. 미래에셋대우 등 금융투자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KCGI 자금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KCGI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타 금융투자사를 통해 자금확보에 나섰습니다. 조현민 전무 복귀에 대해서는 ‘무책임 경영’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 제2라운드에 들어선 한진그룹과 KCGI,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양측의 향후 행보와 한진그룹 주가 전망 등을 살펴봅니다.

[한진家 반격①] KCGI 자금줄 끊기?...증권사 '우군' 확보 나서

[한진家 반격②] KCGI "사외이사 선임 집중"...지구전 대비 
[한진家 반격-끝] '프리미엄' 빠지는 한진칼..."新 경영쇄신안이 관건"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고배를 마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전열을 가다듬으며 장기전을 준비중이다. 내년 주총에서 이사진 교체를 목표로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다. 내년 주총 전까진 소송전을 이어가며 이사진을 압박하는 강도도 높이고 있다. 주주행동 명분을 쌓아 우호지분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행보다. 추가 투자로 한진칼 지분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진=KCGI 홈페이지]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는 내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까지 한진그룹을 상대로 한 소송전과 신규 투자유치 활동을 병행한다. 

한진그룹이 지난 1월 KCGI가 제안한 '한진그룹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응하지 않을 경우,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주주제안과 표대결 의사도 재차 밝혔다. 한진칼에 투자한 KCGI 펀드 환매제한 기간이 10년인만큼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KCGI는 현재 한진그룹에 2가지 소송를 제기한 상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선임과정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퇴직금, 퇴직위로금 지급과정을 조사할 검사인을 선임해달라는 소송과 △지난해 한진칼 차입금 1600억원의 사용 명세서 열람을 요구하는 건이다.

조양호 전 회장 퇴직금 지급 과정에서 이사진의 책임을 살피고, 조원태 회장 승계 이슈까지 전선을 넓혀 회장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을 묻겠다는 구상이다. 차입금 관련 소송은 지난해 한진칼이 KCGI의 감사 선임 시도를 단기 차입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저지한 데 대한 반격카드다.

KCGI 관계자는 "지난해 한진칼이 무리하게 차입 1600억원을 일으켜 자산 2조원을 넘기며 감사 선임을 감사위원회로 바꿔 KCGI의 견제와 감시를 막았다"며 "차입금 사용 내역을 살펴 배임 이슈가 있을 땐, 의사결정을 한 조원태·석태수 한진칼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인다. 하지만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소송전은 KCGI가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현 이사진의 행태를 밝혀, 한진그룹에 대한 반대표를 결집하기 위한 행보다. 

[자료=유안타증권]

KCGI는 내년 주총에서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과 표대결을 준비 중이다. 1차 목표는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최소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는 것이다.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와 이석우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다. 현재 공석인 조양호 전 회장 자리를 대신할 사내이사도 선임해야 한다.

KCGI 관계자는 "이사회에 KCGI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이 들어가는 건 큰 성과"라며 "사외이사 1명이 이사진의 결정을 바꿀 순 없지만, 반대의견을 내고 의사결정 과정을 감시해 경영 투명성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론 한진그룹 신뢰회복 프로그램에 맞춰 기업가치 올리는 게 목표다. KCGI는 앞서 △지배구조 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 개선방안 △저수익 자산 매각, 항공우주사업부 분리 상장 등 신용등급 회복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자료=유안타증권]

특히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해 한진그룹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개선을 이끌 계획이다. KCGI는 공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내년 주총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한진칼 지분을 15.84%까지 불렸다. 장기적인 기업가치 개선 활동을 통해 한진칼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다.

KCGI는 'KCGI펀드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자료집에서 "KCGI 1호 펀드(지난해 11월 15일 한진칼 지분 9.0% 확보)는 한진칼 경영 개선을 목표로 하는 장기펀드로 환매제한이 10년, 최장 만기가 14년으로 설정된 펀드"라며 "한진칼 지분 확보는 단기 시세차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점진적인 발전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자금 모집을 통한 지분 매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증권사 지점 PB(브라이빗뱅커) 대상으로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있다. KCGI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KCGI에 펀딩해준다면 한진칼 지분을 더 사 1대주주로 갈 수도 있다"며 "내년, 내후년 주총에서 한진그룹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추후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자신했다. KCGI 관계자는 "한진그룹 기업가치를 개선하면 현재 3조원인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7조~8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재팬에어라인(시가총액 14조원), 싱가포르항공(10조원), 케세이퍼시픽(6조원)과 매출 규모는 비슷하지만 그만큼 이익이 나지 않아 저평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인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8조원대로 오르면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가는 7만~8만원까지 오른다"며 "그땐 대규모 블록딜 등 매도 방법은 다양하다"고 전했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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