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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유조선 피격 놓고 국제사회 분열 조짐...미·영 VS 중·러 대립

기사등록 : 2019-06-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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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지난 13일(현지시간)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사건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하나씩 제시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영국도 이란이 관여돼 있음이 거의 틀림없다며 미국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란은 이 같은 주장에 맹반발하고 있으며, 이란 핵 합의의 틀을 유지하려는 중국과 러시아는 성급한 결론은 자제해야 한다며 이란을 지원하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유조선 2척의 피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이란이 한 일”이라며 이란 정부 배후설을 거듭 주장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도 전일 이번 공격에 이란이 관여됐다고 지적하며 “기밀을 해제하고 공격에 사용된 폭탄의 종류나 제조원 등의 정보를 공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유조선 피격 후 불발탄을 제거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16일 NHK에 따르면 영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란의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조직의 소행임이 거의 틀림없다”고 결론을 짓고, 미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전일 “이란의 관여는 거의 틀림없다”며 “민간 선박을 표적으로 하는 공격 행위는 국제 규범에 반하는 것”이라고 이란을 비난했다.

영국은 지금까지 이란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번 유조선 피격을 두고는 이란을 비난하는 자세로 돌아섰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실무오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이란은 미국과 영국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이란 핵 합의 유지를 표명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나타내며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중국이나 이란에 대한 압력을 통해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고자 하고 있다”며 중국 측의 이해와 협력을 요구했다.

러시아도 “사건에 대해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안 된다”며 “성급한 결론은 자제해야 한다”며 미국의 입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조선 피격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미·영 VS 중·러의 대립 구도 양상을 보이면서 중동 정세가 한층 긴박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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