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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200만명 '검은 대행진'…송환법 반대·행정장관 하야 요구

기사등록 : 2019-06-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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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지난 1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검은 옷을 입고 '범죄인 인도 법안' 철폐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특별자치구 수반)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 규모가 약 200만명이었다고 시위 주최 측이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하야와 '범죄인 인도 법안' 철폐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16일(현지시간) 진행됐다. 2019.06.16.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집회를 주도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성명을 내고 전날 오후 시위 규모가 200만명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주최 측 추산 시위 규모 103만명의 두 배다. 주최 측 추산이 맞다면 이는 1989년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지지 집회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홍콩 경찰 측이 발표한 시위 규모는 최대 33만8000명이다. 다만, 이는 "원래 합의된 시위 행진 경로"에서의 인원만 추산한 것으로 다른 경로의 인원까지 합하면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은 주최 측의 제안에 검은 옷을 입고 홍콩 센트럴과 완차이, 애드미럴티 거리를 행진했다. 매체는 이날 시위로 거리는 "검은 바다"로 변했다고 표현했다. 이들은 홍콩 민주화의 상징인 우산을 들었다.

이들은 송환법 반대 시위에 법안 추진을 잠정 중단한 정부에 송환법 자체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고, 일부 시위자들은 람 행정장관으로부터 공식 사과와 하야를 요구했다. 또,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에 대한 비판의 뜻으로 "우리를 죽이지 마라"(Stop Killing Us)란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들기도 했다. 

대규모 시위가 있자 람 행정장관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정부 업무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홍콩 사회에 큰 모순과 분쟁을 야기하고 많은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가슴 아파하게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람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입법회의 이번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7월, 법안이 자연스레 폐기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행정부가 법안을 재추진할 시간표를 내놓지 않은 데다 법안 추진은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에는 시위 첫 사망자가 나왔다. 홍콩 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렁'이란 성씨를 가진 35세 남성은 이날 오후, 애드미럴티역에 있는 퍼시픽플레이스 몰 난간에 현수막을 설치하다 추락해 사망했다. 홍콩 경찰은 이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남성을 추모하는 자리가 몰 근처에 마련됐다. 16일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조화와 향초를 두고 남성을 "첫 순교자"로 대우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송환법 완전 철폐 사안에 미국도 개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6일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두 정상이 홍콩 사안을 논의할 문제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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