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첫 내한에서 무려 1만5000명이 넘는 국내팬을 끌어모은 트로이 시반부터, 전설의 록밴드 U2까지. 전 세계 음악시장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류 열풍을 타고 지구촌에 퍼진 K팝과 BTS 신드롬을 넘어, 해외 음악시장의 중심지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 중국과 일본,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K팝이 주류가 된 지는 오래다. 이제 한국발 음악이 전파되는 단계를 지나, 해외 유수의 아티스트들이 꼭 찾아오는 문화 강국이 됐다.
◆ 최고의 뮤지션들이 사랑한 한국…첫 내한에도 '역대급' 규모
최근 몇년 간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밴드, 대형 뮤지션들은 일일이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올 하반기에도 오는 7월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의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체인스모커스, 밴드 퀸까지 글로벌 음악 시장을 주름잡는 대단한 뮤지션들이 한국을 찾는다.
[사진=프라이빗커브] |
이미 올 초부터 마룬5를 시작으로 제시제이, 에드시런, 노엘 갤러거, 트로이 시반 등 유수의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제시제이는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 참가에 이어 지난 4월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열었으며 무려 1만5000여석 규모의 체조경기장에서 한국 관객과 만났다. 마룬5가 공연을 연 고척 스카이돔에 이어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 공연장을 그를 사랑하는 한국 팬들이 빼곡히 채웠다.
노엘 갤러거 역시 지난 5월 한국을 찾으면서 2년 연속으로 내한했다. 노엘 갤러거는 영국의 국민 밴드 오아시스의 보컬, 리드 기타를 담당하며 히트곡 대부분을 작사, 작곡한 멤버다. 해외에서 명성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가 드높다. 특별히 한국에 여러 차례 애정을 표현한 그는 '아름다운 한국에 꼭 돌아오겠다'는 멘트를 남긴 지 9개월 만에 팬들과 재회했다.
트로이 시반[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 |
한국팬들이 유난히 사랑하는 해외 뮤지션 에드 시런이 4월 송도달빛축제 공연에서 3만여명을 동원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난 2016년 지산밸리록 페스티벌 이후 첫 단독 내한한 트로이 시반의 공연 규모도 역대급이다. 열렬한 그의 한국팬들은 1만5000여석의 체조경기장을 단숨에 매진시켰다.
◆ 까다롭기로 이름난 U2공연까지 성사…'한국 시장'은 이미 주류가 됐다
특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전설의 록밴드 U2의 첫 내한공연이 전격 성사되면서,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만하다. U2 내한을 위해 10년간 공들여온 MBC 남태정PD는 "요즘은 해외 투어를 하는 어떤 가수도 한국을 제외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최근 추세를 말했다.
남PD는 "오히려 일본을 건너뛰는 경우가 있어도 한국은 꼭 찾아온다. 우리 입장에서 얘기하는 거 같지만 해외 뮤지션들이 한국팬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느낌도 든다. 실제 공연장에 가보면 확실히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U2 첫 내한공연 포스터 [사진=MBC] |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김형일 대표 역시 "한국 음악시장이 굉장히 다양화됐다고 느낀다. 마룬5도 올 때마다 서울은 물론이고 대구도 가고 부산도 갔다. 무려 3만장이 매진됐고 젊은 층도 장년 층도 음악을 계속 들으시는 것 같다"고 한국팬들의 글로벌한 음악 취향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추세를 언급했다. 해외 음악시장의 주류를 담당할 만한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음반이 몇 백만장, 몇 천만장 팔리나 이런 기록으로 남았는데 이젠 공연으로 기록된다. 신인들은 더 빨리 한국 관객이 찾아내는 것 같다. 4월에 트로이 시반 공연을 했는데 가장 큰 시장이 한국이었다. 티켓을 1만3000장을 판 나라가 없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몇천석 규모였다"고 덧붙였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