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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품' 떠나는 아시아나항공, '금연기업'도 버리나

기사등록 : 2019-06-1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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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금호그룹 금연 방침에 따라 담배 판매 중단
'금연 기업' 이미지로 내부 고민...수익성 확대에 '초점'
"담배, 판매율 높은 효자 상품"...LCC도 판매 중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세계 최초'로 기내 흡연을 금지했던 아시아나항공이 24년 만에 기내에서 담배 판매를 재개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수익성 확대 방침의 일환이다. 이번 결정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조만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을 떠나게 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1일부터 기내면세점에서 다시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국제선 전 노선의 기내면세점에 담배가 추가된 것. 지난 1995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연 방침에 따라 기내 담배 판매를 중단한지 24년 만의 재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991년 재계 최초로 '금연 기업'을 선언, 모든 사업장에서 흡연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1995년 세계 최초로 전 노선에서 기내 금연 정책을 펼쳤고, 곧바로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도 중단했다. 담배는 선호하는 승객이 많아 판매율이 높은 '효자 상품'이었지만, 그룹의 금연 기조와 발맞추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기내면세점 담배 판매를 선택했다. 그간 대표적인 금연 기업으로 알려져 온 터라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내부적인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성 개선이 워낙 절박한 과제인 만큼, 가능한 범위 내 다양한 시도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담배 판매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조만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을 찾게 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정책보다는 수익성 확대에 더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었을 거란 분석이 나왔다. 올 하반기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최대한 몸값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란 이유에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담배 판매를 재개한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그룹 기조를 따르는 것보다 수익성 확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단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담배 판매는 실제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매년 쪼그라들고 있는 기내면세점 매출에도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면세점 매출은 지난 2014년부터 5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225억원에서 △2015년 1161억원 △2016년 1108억원 △2017년 961억원 △902억원으로 불과 5년 새 25% 가량 줄었다. 할인율이 높고 적립금과 사은품 등 혜택이 많은 인터넷 면세점의 성장과 맞물려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에 국내 최초 입국장면세점이 들어서면서 위기감이 더욱 심화됐다. 편의성 등의 이유로 귀국 항공편에서 기내면세점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겟 고객이 겹치기 때문이다. 사실상 입국장면세점 고객이 늘면 자연스레 기내면세점 이용 고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다만 국내시장 교란과 혼잡 과중 등의 이유로 입국장면세점에서 담배를 취급하지 않기로 하면서 항공사들에 유리하게 환경이 조성됐다. 현재 국적사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LCC들도 기내면세점에서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담배는 판매율이 높고 수익성이 좋은 상품으로 유명하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 작업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s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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