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비행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긴급 환자가 발생했으나 기장 및 승무원의 적절한 대응으로 무사히 의료진에 인계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 390여명도 환자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적극 협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저녁 7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태국 방콕 수완나폼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던 아시아나항공 OZ741편(A380)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 이륙한 지 3시간10분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승무원들은 승객 중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 의사를 찾아냈다. 당시 해당 환자는 의식 불명이었고, 맥박과 호흡도 불안한 상태였다.
환자를 살펴본 의사는 신속한 병원 이송이 필요한 상태라고 판단했고, 기장은 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여 홍콩국제공항으로 긴급 회항을 결정했다. 교신 등을 통해 비상 착륙이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공항이 홍콩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내에는 간호사 두 명도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의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환자에 대해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홍콩공항에 도착하기 전 이미 응급처치가 시작된 것이다.
비행기가 홍콩공항에 내리자 대기 중이던 의료진과 공항 관계자들이 기내에 들어와 환자를 데리고 내렸다. 이 환자는 무사히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환자의 국적이나 성별, 나이, 건강 상태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환자를 홍콩 의료진에 넘긴 아시아나항공은 19일 새벽 12시16분 해당 비행기를 다시 방콕으로 출발 시켰다. 홍콩에 내린지 40여분 만에 재출발 한 것. 이 비행기는 새벽 2시4분 최종 목적지인 방콕 수완나폼공항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 390여명은 아시아나항공의 조치에 적극 협조하며 기꺼이 불편을 감수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18일 밤 11시10분 방콕에 도착해야 했던 비행기가 3시간가량 늦어졌지만 불평을 표하는 대신 오히려 환자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
특히 승객들은 비행기가 홍콩에 긴급 착륙해 의료진이 투입됐을 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 같이 박수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환자 이송 작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기내에 차분히 앉아 기다린 뒤 방콕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고, 탑승 중이던 의사의 권고로 긴급히 홍콩공항으로의 회항을 결정한 것"이라며 "승무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며 환자손님을 케어했다"고 설명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