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다섯 기수를 뛰어 넘어 검찰총장에 ‘파격’ 지명되면서 예상된 검찰 고위 간부의 ‘줄사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후배 또는 동기가 검찰총장이 되면 옷을 벗는 검찰 관행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봉욱(54·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0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에 자필로 쓴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했다.
봉 차장은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 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며 “저는 이제 새로운 길에서 검찰 가족 여러분들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내딛기위해 최선을 다하갰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9 deepblue@newspim.com |
봉 차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후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봉 차장의 경우 윤 지검장과 함께 최종 검찰총장 후보자에 추천됐던 만큼 그의 사표는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자가 지명된 후 사흘 만에 송 지검장과 봉 차장 등 검찰 고위 간부 두 명이 잇따라 사표를 내면서 당초 예상됐던 검찰 간부들의 줄사퇴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검찰과 법무부에는 사의를 표명한 두 사람 외에 문무일(58·18기) 검찰총장의 후배이면서 윤 후보자의 선배 또는 동기인 19~23기 검사장급 이상 검사는 29명이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자의 지명이 검찰 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큼 검찰의 ‘기수문화’를 깨뜨리는 선례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사로서 자세와 능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검찰 인사에서는 그런 부분을 중시할 것이고 기수에 따라 배치하는 문화는 점차 사라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문 총장과 윤 후보자 사이에 끼어있는 기수들은 다 옷을 벗으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런 의미가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윤 후보자보다 선배인 두 사람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나머지 검찰 간부들의 추가 사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가 최근 27기까지 검사장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도 윤 후보자 지명에 따른 검사장들의 연이은 사퇴를 우려, 승진 대상자를 큰 폭으로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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