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본인이 제안한 경제 토론회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경제의 큰 틀과 방향을 청와대가 결정한다고 보고, 두 사람이 참석한다면 청문회든 토론회든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 사람이 토론회에 참석할 경우 실질적으로 청문회와 비슷한 형식의 토론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당이 나 원내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나온 부분은 단연 국회 정상화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20 pangbin@newspim.com |
◆ "여당, 추경만 있으면 모든 것 해결될 것처럼 말해"
나 원내대표는 경제토론회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이 협상 과정에서 ‘이러이러한걸 해 줄테니 추경을 해달라’고 계속 요구했다”면서 “마치 지금의 경제실정이 추경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기에, 그럼 경제가 어려운데 대한 종합적 진단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미로 경제청문회를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현 정부의 이념적 경제정책, 좌파 포퓰리즘 정책, 반기업정책 등에 대한 종합적 경제현상을 진단해보자는 것”이라며 “현재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큰 틀과 방향은 청와대가 정하고 있으니, 김수현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가 토론회에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말했다.
다만 두 명이 모두 참석하는 경제 토론회가 국회 정상화로 직결되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의 요건은 세 가지다. 패스트트랙 과정에 대한 사과,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에 대한 합의처리 약속 그리고 경제토론회를 통한 경제 종합 진단”이라면서 “경제청문회는 기본이고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치 이것 때문에 국회가 안 돌아가는 것처럼 쟁점화 되는 데에는 청와대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다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 "홍남기·김수현 나와라"…국회 정상화 조건은 또 별도로 제시
이 같은 발언으로 미루어 보면 만약 여야가 경제토론회 개최에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토론회 참석자 등과 관련한 한국당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른 요건들을 들어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나 원내대표는 경제토론회를 제안한 계기가 된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재해추경 2조2000억원 중에서도 강원 고성 산불이나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에게 직접 주는 것은 하나도 없는 가짜 재해추경”이라면서 “재해재난 예비비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 쓸 수 있는 것인데, 추경 때문에 안 된다는 식으로 (정부가) 의도적으로 파행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말 국회 정상화의 생각이 있는지 의심 된다”며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면 조금 이따 청와대가 추경 포기선언을 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적당한 시점에 그럴 수도 있지 않나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20 pangbin@newspim.com |
◆ 태극기세력, 신당 창당? "가능성 높지 않다"
그는 이날 토론회에서 보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다는 개인적인 의견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과 당대당 통합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우파가치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총선이 큰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퇴보하는 것을 막아내는 총선이기 때문에,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다소의 차이를 극복 못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개혁보수, 극우 등의 ‘다소의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대한애국당으로 간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태극기 세력들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태극기 세력이라고 대표되는 세력의 성격이 여러 부분 있지만 결국 모두 우국충정이실 것”이라면서 “나라를 생각한다면 분열보다는 통합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통합의 주체는 자유한국당”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 우선순위에 있어서는 바른미래당을 우선으로 꼽았다. 나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바른미래당과 우선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실질적으로 정당의 형태나 인적 숫자도 바른미래당이 많으니 먼저 통합하고 대한애국당과는 자연스럽게 같이 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20 pangbin@newspim.com |
◆ 나경원 "달창, 달빛 창문인가 싶어 썼다"
당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최근 이슈가 된 ‘막말’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본인의 발언 중 논란이 된 ‘달창’ 발언과 관련해 “‘문빠, 달창’이라는 단어가 기사에 있었는데, 그걸 보고 달빛 창문인가라는 의미인가 싶어서 썼다”면서 “그렇게 나쁜 단어의 축약인 것을 알았다면 썼겠냐”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여당은 야당의 발언을 막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5월 동안에도 협상을 하다가 일주일씩 연락이 없었는데, 계속 한국당을 공격해 가두는 프레임을 계속해온 것 같다”면서 “우리도 다소 잘못한 부분이 있고 조심해야 하지만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막는 도구로 사용되는 데에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5.18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고 언급했던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도 국회가 정상화되면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제명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바로 이 부분을 안건에 올리려고 했다”면서 “그간의 의총에서는 이를 논의하기가 적절치 않았다. 국회가 정상화되면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내년 공천서 특정 키워드로 물갈이, 적절치 않아"
내년 총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정 키워드로 물갈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열심히 안한 분들이 그만두고 열심히 한 분들은 또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보다 내년에 정말 좋은 인재들을 한국당에 많이 모셔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상진 ‘신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탄핵에 책임있는 의원들에 대한 대폭 물갈이를 예고한 바 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개헌 저지선이라도 확보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원내대표직을 시작했다”면서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것을 막겠다는 마음으로 국민들게 다가가면 좋은 의석수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현재 본인의 지역구인 동작을 지역 재출마 의사를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저를 공천만 해 준다면 당연히 동작구에서 다시 출마하고 싶다”면서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 책무는 자신의 지역구부터 잘 챙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