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서울=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민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파이 드론을 격추한 이란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 격추된 스파이 드론(무인기)의 이란 영공 진입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 “이란은 매우 큰 실수를 했다”고 적었다. 이날 발언은 이란이 자국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영공에 진입한 미국의 정찰용 드론 한 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후 나왔다.
이 같은 이란의 주장에 대해 미국 측은 해당 드론이 국제 공역(international airspace)에서 격추됐다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운영 세파 뉴스는 19일 “스파이“ 드론 RQ-4Q 글로벌 호크 기종이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쿠흐모바라크 지방 영공을 침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중부사령부의 빌 어반 대변인은 “이란의 영토 위를 날고 있었다는 이란의 주장은 틀렸다“며 “국제 공역에 있는 미국의 감시 자산에 대한 이유 없는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미군 관계자도 로이터통신에 “해당 기종은 미 해군이 보유한 'MQ-4C 트라이튼'이며 호르무즈 해협의 공해 상공에서 격추됐다”고 말했다.
MQ-4C 트라이튼 무인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를 높였다.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은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2015년 이란 핵 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고 최근 발생한 오만해 유조선 피격 사건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인했지만 이번 사건이 어떻게 확대될 지에 미국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 연방하원 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란과 전쟁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면서 이날 20명의 의원이 이란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중동 지역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폭력의 급증과 대규모 난민 탈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 정부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공격적인 행동으로 심각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난하면서 다른 중동 국가들과 향후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란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드론의 트랜스폰더(위치 추적 장치)가 꺼져 항공법을 위반했으며 완전히 비밀리에 비행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이란 영공을 침해했다는 것을 비난하면서 이러한 불법적이고 자극적인 방법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
이란은 공격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에 따라 원유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브렌트유가가 배럴당 63달러로 오르는 등 국제유가는 이날 장중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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