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월가에서 기업 이익 침체 경고가 나왔다.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이익 감소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비즈니스의 절반을 해외에 두고 있는 기업의 2분기 이익이 9% 이상 급감할 가능성이 제시돼 주목된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S&P500 기업의 2분기와 3분기 이익이 각각 2.6%와 0.3%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분기 이익이 0.3% 줄어든 데 이어 소위 이익 침체가 3분기까지 연장되는 시나리오를 점치는 셈이다.
투자자들의 예상이 적중할 경우 미국 기업의 이익은 지난 2015년 4분기~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실제 분기 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인 이익 침체에 대한 경고는 긴장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미국 기업들이 3.4%의 이익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망이 크게 후퇴한 셈이다.
월가는 특히 해외 매출 및 이익 창출 비중이 50%를 웃도는 기업의 2분기 이익이 9.2% 급감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아울러 내수 기업의 이익 역시 1.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외 비즈니스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는 애플과 인텔, 보잉 등이 포함되며, 이들 기업이 뉴욕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최근 이익 전망은 앞으로 주가 급락 가능성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오는 28~29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결과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무역 전면전의 장기화 조짐이 월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인트 루이스 소재 웰스 파고 인베스트먼트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시장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은 양국 정상이 악수를 나누며 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하는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유라시아 그룹 역시 3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보류가 현재로서 예상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내셔널 홀딩스의 아트 호간 시장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관세 전면전과 무역 마찰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이익 전망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수록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에서 “미국 실물경기의 하강 기류가 뚜렷하며, 이는 기업 이익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며 “3분기까지 10% 가량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