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정태수(96) 한보그룹 전 회장이 사망했다’는 정 회장 넷째 아들 정한근(54) 전 한보 부회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도피생활 21년 만에 파나마에서 검거된 정한근 전 부회장을 지난 22일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정태수 회장이 지난해 12월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관련 자료가 억류 당시 압수된 소지품에 들어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검찰은 외교부에 외교행랑편으로 국내 도착한 정 전 부회장의 압수품을 인계받아 확인했다. 여기에는 정 전 부회장이 언급한 정 회장의 사망증명서, 화장 유골함, 정 전 회장의 키르기스스탄 국적 위조 여권 등이 있었다.
특히 정 전 부회장이 제출한 자료 가운데 정 전 회장의 위조 여권상 이름과 에콰도르 당국이 발급한 사망증명서의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이같은 정 전 부회장의 진술과 관련 자료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실제 정 전 회장 사망의 진위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정 회장의 사망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를 ‘공소권 없음’ 처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한보사태’와 관련해 2225억원에 달하는 체납액은 환수가 불가능해진다.
한편 정 전 부회장은 지난 1997년 11월 해외 가스개발회사를 설립한 뒤 주식매각대금 3270만 달러(당시 한화 약 320억 원) 등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던 도중 IMF 외환위기 직후 한보그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종적을 감췄다.
검찰은 그러나 정 전 부회장을 찾지 못하고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 직전 그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도피 및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부회장은 21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다 최근 남아메리카 파나마에서 검거돼 브라질과 두바이(UAE)를 거쳐 지난 22일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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