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3년간 2~3차례에 걸쳐 우리금융지주 보유지분(18.3%)을 모두 팔기로 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을 고려해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이세훈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금융에 들어간 공적자금을 100% 회수하는 산술적인 기준은 주가 1만3800원"이라면서도 "직접적인 공적자금 회수 뿐만 아니라 민영화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편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1만4050원으로, 지주사 전환 직전인 올해초 우리은행의 종가(1만4800원)보다 낮다.
하지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 전날 회의에서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세훈 구조개선정책관은 "주가에 연연하면 매각 시기를 놓친다"며 "시장상황이 너무 급변한다면 공자위에서 다시 논의하겠지만, 어느정도 범위내라면 오늘 발표한 일정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것이다.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민영화 마무리가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18.3%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약 2~3차례에 걸쳐 매각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국내외 투자여건을 점검한 뒤, 2020년 상반기 1호차 지분 매각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2020~2022년 시기, 최저가 등 세부 매각조건을 결정하는 매각소위 심사, 공자위 의결을 거쳐 매각이 진행된다.
매각 물량은 한 회당 최대 10%범위 이내로 하기로 했다. 이는 과점주주체제 안정 유지, 주가변동 부담 최소화 등을 균형있게 감안해 결정한 수준이다.
매각방식은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먼저 실시하되, 유찰·잔여물량은 블록세일로 처리하기로 했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예정가를 상회하는 입찰자들 중 가격 순으로 희망하는 가격, 물량대로 여러명에 낙찰시키는 방식이다. 블록세일은 최대 5% 내에서 이뤄진다. 예컨대 지분 10%를 매각할 때 희망수량 경쟁입찰에서 2%만 팔리면, 잔여지분이 8%여도 5%만 블록세일로 매각하고 3%는 다음 입찰로 넘긴다.
지분 매각대상은 기존 과점주주(IMM 프라이빗에쿼티,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7곳)나 신규 투자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내, 외국 자본을 가리지 않기로 했다. 이세훈 구조개선정책관은 "금융지주회사법 등에 따라 금융주력자는 10%, 비금융주력자는 3% 범위 내에서 고려할 것"이라며 "적법한 범위 내에선 외국인, 내국인은 상관없다"고 말했다.
주인없는 회사로 외풍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같은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금융회사의 경우, 모두 연기금이 최대 주주로 있는 등 주인이 없다. 국내 금융사들도 마찬가지"라며 "상법에선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지분 매각 후 지배구조가 어떻게 될 지는 관련법령이나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정책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투자유인을 늘리기 위해 사외이사 추천권 등 투자유인책을 적극 고려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유인책은 투자수요 확인, 기존 과점주주 및 우리금융지주 경영진 협의 등을 거쳐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이는 매회 매각공고에 반영된다.
한편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 하나로종금 등 5개 금융기관의 부실을 정리하면서 공적자금을 지원했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금융자회사 주식을 우리금융에 이전한 뒤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 취득했다. 이후 2016년 11월 과점주주 매각을 통해 민영화 기반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 중 87.3%를 회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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