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25일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 역사관 앞에서 “이제라도 큰 고통을 당하신 피해자 분들과 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특히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의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정치적 사건에서 중립성을 엄격히 지켜내지 못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지 못하여 사법적 판단이 끝난 후에도 논란이 지속되게 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수사권 조정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5.16 mironj19@newspim.com |
검찰과거사위 조사에도 국민적 의혹이 가시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정의로움은 각자 평가의 문제”라며 “조사결과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 부분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기 어렵지만, 국민들게 내보이는 의혹이 가급적 적게 했어야 하는데 수사기록 발표와 재심, 과거사위를 거치고도 의혹이 걷어지지 않은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사과를 권고했으나 아직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용산참사 사건이 등에 대해서는 “검찰 입장에선 과거사위가 가동 중이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받아보고 결과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개별 사건 사과 여부 등 어떤 방식으로 조치를 취할 지는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 남은 29일의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검찰 과거사위 조사 결과와 관련해 각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취임 이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들을 쭉 (실행)했음에도 과거사위 자료를 보니 아직도 할 부분이 더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피의사실 공표나 포토라인 부분은 손을 본다고 생각하면서도 진척이 이뤄지지 못한 분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사실공표는 현재 수사기관 종사자만 처벌 주체로 돼 있는데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진상조사를 하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조사단의 피의사실공표와 관련한 구체적 언급은 부적절하지만 모든 행위자는 합당한 법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어떤 제도를 만들어도 중립성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겠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업무 수행을 기록하고 외부적으로는 합의제 형식의 통제 기구가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그러면서도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다 조사했다”며 “그동안 검찰의 과거를 되돌아 본 사례가 없는데 이 자체로 민주주의의 과정이었다고 본다”고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
한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약 18개월 동안 검찰의 수사 축소 또는 은폐, 검찰권 남용 등의 의심되는 17개 사건을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을 통해 재조사했다.
검찰과거사위는 그 결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등에 대해 공식 재수사를 권고했고 형제복지원 사건, 김근태 고문 은폐 사건, 용산 참사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8건 대해서 사과를 권고했다.
이에 문 총장은 형제복지원 생존 피해자들과 유족들, 고(故) 박종철 군 유족 등을 만나 직접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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