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법원이 일본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옛 일본제철)의 강제징용 배상책임을 또 한 번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고(故) 곽 모 씨 외 6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 선고를 열고 원고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곽 씨 등 피해자들은 1940년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징용해야 했다. 이들은 소송제기 당시인 2013년 생존한 상태였으나, 재판이 길어지면서 모두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4명이 사망했고, 이 모 씨는 올 2월 세상을 떠났다.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의 행진 모습[서울=뉴스핌] |
변호인단은 선고가 끝난 뒤 “유일하게 살아계셨던 원고가 돌아가신 시점이 변호인단이 신일철주금을 3차 방문해서 협상 요구했던 시점”이라며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항소심이 4년 7개월 가까이 이유도 없이 늘어졌다. 그러지 않았다면 피해자들 모두 생존한 상태에서 젊은날 피해에 대해 뒤늦게나마 만족해하면서 여생을 살지 않았을까 안타깝다”고 평했다.
이어 “소송을 책임지는 건 일본 기업인데 ‘한일 정부 간 합의를 지켜보겠다’는 건 피고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패소 당사자로서 판결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과 어떻게 판결을 이행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대법이 지난해 10월 30일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련 사건 하급심은 잇따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현재 전범기업 10곳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고, 2곳 기업을 상대로 추가소송 50여건이 준비 중이다.
외교부는 배상금 지급과 관련, 지난 19일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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