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 산유국들이 기존의 감산 합의안을 9개월 동안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경기 한파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번진 가운데 나온 결정으로, 국제 유가에 상승 탄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OPEC+ 총회 결과를 기다리는 취재진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갖고 지난달 말 만료된 감산안을 앞으로 최소 6개월간 추가로 시행하는 데 합의를 이뤘다.
아울러 사우디 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은 총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감산이 9개월간 연장될 여지가 높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가 감산에 반대 의사를 보여 감산 연장을 주장하는 사우디 측과 마찰을 빚었지만 지난 주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감산 연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낙관론이 번졌다.
사우디를 필두로 미국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장기 불황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그 밖에 이라크 등 주요국이 최소한 연말까지 감산을 연장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산유국들은 지난달 말 기존의 감산 합의안 종료를 앞두고 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원유 수요를 떨어뜨리는 한편 유가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감산 합의안이 9개월간 추가로 시행될 여지가 높다”며 “이후 더 이상의 감산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한 데 따라 실물경기 하강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일정 부분 진정된 데다 이날 OPEC+의 결정이 맞물려 국제 유가가 당분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EB의 비자네 슐드롭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이 공급 규모를 현 수준에서 연말까지 유지한다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0달러 내외에서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산유국들이 전반적인 시장점유율 축소를 감내하면서 유가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감산 연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가 장중 한 때 배럴당 66.75달러까지 치솟았고, WTI 역시 60달러 선을 뚫고 오르는 등 2% 선에서 상승 모멘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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